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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노후대책은 40대부터? 더 일찍, 마라톤 뛰듯 준비해야

중앙일보 2016.04.22 00:02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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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마라톤은 꾸준한 페이스로 뛰는 것이 중요한 스포츠다. 초반에 너무 빨리 뛰면 쉽게 지친다. 그렇다고 쉬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남들을 따라잡으려고 하는 것도 어렵다. 일정한 속도로 꾸준하게 뛰어야 한다. 노후 준비도 마라톤과 유사하다. 길게, 그리고 멀리 보는 안목을 가지고 젊었을 때부터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꾸준하게 투자해야 한다.

한국 노년층의 빈곤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왜 한국 노년층은 열심히 일하는데도 빈곤율이 세계 최고일까? 젊을 때 노후를 준비하는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후를 대비할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 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다. 특히 주식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 우리의 노후를 어둡게 한다. 최근 신문에서 노후 준비는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소개하는 기사를 봤다. 많은 사람이 40대라고 답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한국인이 아직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걸 드러내는 사례다.

이제 100세 시대다. 인간의 수명은 길게 늘어나지만 은퇴연령은 그렇지 않다. 은퇴연령을 55세라고 가정하면, 은퇴하고도 약 50년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식 뒷바라지를 하느라 은퇴 준비를 못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는 자식에게 쓰는 과도한 사교육비가 가장 잘못된 투자라고 생각한다. 이 돈을 노후 준비에 써야 한다. 유대인은 자식이 1살일 때부터 주식을 사준다. 친척들도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기보다 돈을 주거나 주식을 사준다. 우리도 이와 비슷한 철학을 가져야한다. 잘못 쓰이는 자금을 노후를 위한 투자로 바꿔야 한다. 자녀에게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빠져나오도록 해야 한다. 자본주의와 돈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

경제가 발전하려면 노동과 자본이 함께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노동에는 익숙해도 자본이 일하게 하는 것에는 익숙지 않은 것 같다. 당신의 돈이 은행 예금이나 원금보장형 상품 등에만 머물러 있다면 아직 이 돈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에선 아직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퇴직연금의 주식 비중도 미미하다. 미국은 퇴직연금의 주식 비중이 50% 정도다. 한국은 2%도 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평범한 사람은 주식을 통하지 않고서는 노후를 잘 준비할 수 없다. 주식을 산다는 건 나의 자본을 일하게 하는 작은 시작이다.

한국에선 아직도 주식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데엔 이유가 있다. 주식을 단기간에 자주 사고 파는 방식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주식은 100m 달리기가 아니다. 마라톤처럼 해야 한다. 주식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투자보다 월등한 수익을 가져다준다. 단기간에 주식가격이 출렁이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주식은 위험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투자는 단기간에 작은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노후 준비를 위해 조금씩 주식을 사서 모은다면 인생 후반기를 훨씬 더 윤택하게 살 수 있다. 20년 전의 삼성전자의 주식 가격이 불과 2만~3만원이었지만 지금은 120만원 대로 올랐다. 이것만 보아도 노후준비에 주식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건 금방 알 수 있다. 앞으로도 삼성전자처럼 성장할 주식은 얼마든지 있다. 이런 희망을 가지고 좋은 주식에 투자하며 은퇴 준비를 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노후 준비를 위해선 투자를 해야한다. 투자는 마라톤처럼 하라. 지금부터라도 수입의 일정 부분을 꾸준하게 투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주식과 주식형 펀드 등을 열심히 사서 모아라. 퇴직연금과 세금 혜택이 있는 연금 펀드 등에도 관심을 가지라. 특히 퇴직 연금은 젊을수록 주식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주식 투자의 성공은 꾸준한 페이스에 달려있다. 노후 준비가 인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잊지 않기 바란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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