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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가봤습니다] 쌍용차 직원 "잔업·특근 힘들지만 지금이 입사 후 가장 행복”

중앙일보 2016.04.22 00:02 경제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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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평택공장 직원들이 6.5m 간격으로 밀려드는 차체 골격에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주어진 189.5초 안에 각자 맡은 공정을 끝내야 한다. [사진 쌍용차]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의 쌍용차 생산공장 조립 1라인. 형형색색의 자동차 뼈대들이 6.5m 간격으로 도열했다. 한 공정에 주어진 시간은 189.5초. 짧은 시간 내에 임무를 마치기 위해 로봇과 근로자들이 뒤엉켜 빠르게 시트를 붙이고 핸들을 조립한다. 80여 단계의 공정을 거치고 나면 비로소 자동차 1대가 완성된다.

하루 20시간 돌아가는 평택공장
‘티볼리’ 인기 힘입어 공장 활기
작년 4분기 흑자전환 … 40명 복직도
“공장 감싸던 무력감 사라졌어요”


19일 오전 방문한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1라인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쌍용차의 간판 모델인 코란도C·티볼리·티볼리에어가 이곳에서 완성된다. 3개 라인이 있는 평택 공장에서 가장 생산이 활발한 곳으로, 이 라인에서만 지난해 8만7979대의 완성차가 생산됐다.

생산 현장의 근로자들은 밀려드는 작업에 기자가 다가서는 것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다. 쌍용차는 2009년부터 기업회생절차를 거치며 부침을 겪었다. 2011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 편입되고 나서도 부진은 한동안 이어졌다. 특별히 잘 팔리는 모델이 없어서다. “주간 근무 8시간 중 4시간은 교육으로 대체해야 할 정도로 주문량이 적었다”는 게 현장 근로자의 설명이다.

지금은 다르다. 조립 1라인은 주·야간 2교대로 하루 20시간 이상 돌아간다. 일과가 끝난 후 저녁 9시까지 이어지는 잔업은 기본이고, 주말 특근도 다반사다. 국회의원 선거일인 13일에도 공장은 쉬지 않았다.

조립1팀 김성진 기술주임은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줄어 힘들긴 하지만 입사 후 15년 중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고 말했다. 일거리가 부족할 때 공장 전체를 감싸던 무력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해방돼서다. 계속되는 잔업과 특근으로 수입도 크게 늘었다. 김 기술주임은 “2014년과 비교해 지난해엔 2000만원 정도를 더 벌었다. 아내 기분이 좋으니 가정의 분위기까지 밝다”며 연신 웃음을 지었다.

평택공장에 활기를 되찾아준 1등 공신은 단연 ‘티볼리’다. 쌍용차가 지난해 1월 출시한 소형 SUV다. 세련된 디자인과 상품성,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출시와 동시에 인기를 끌며 쌍용차의 효자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티볼리는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쳐 6만3693대가 팔려, 목표(6만대)를 달성했다. 쌍용차는 올해 티볼리의 롱보디 모델인 ‘티볼리에어’를 추가로 내놓으며 티볼리 제품군만 8만5000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 등 해외 시장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목표를 9만5000대로 올렸다.

티볼리의 상승세에 힘입어 쌍용차의 실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14년 769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 적자가 지난해 절반 수준인 358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2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2013년 4분기 이후 8분기 만이다.

평택공장은 지금 티볼리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여기서 만든 차의 약 45%가 티볼리였다. 올해는 그 비중을 더 늘리고 있다. “조립 1라인을 풀가동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지난 1월부터는 코란도 투리스모와 체어맨을 생산하던 2라인까지 가세해 티볼리를 만들고 있다”는 게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부산한 생산라인에는 지난 2월 복직한 근로자 40명이 섞여 있다. 쌍용차는 실적 개선에 따라, 해고자와 희망퇴직자 각 12명을 복직시켰고, 희망퇴직자의 자녀 16명을 채용했다. 조립1팀 심종보 기술주임은 “특히 젊은 신입사원들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조직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승기 생산본부장(상무)은 “현재 평택공장 조업률은 58%(조립 1라인은 83%)인데, 매년 신차를 출시해 2017년까지 조업률을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신차들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 앞으로 더 많은 해고자들이 다시 쌍용차 유니폼을 입고 생산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은              자료 : 쌍용차
준공 : 1979년
위치·면적 :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86만㎡
종업원 수 : 4773명
생산 제품 : 티볼리·코란도C·체어맨W·렉스턴W 등 8종
생산 능력 : 3개 라인 25만800대
(지난해 14만5633대, 가동률 58%)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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