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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자 중 총선 언급 250자 … 국회협력 원칙론만 피력

중앙일보 2016.04.19 01:25 종합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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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총선 후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박 대통령은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서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민생에 두고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른쪽부터 현기환 정무수석, 박 대통령, 현정택 정책조정·우병우 민정·조신 미래전략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4·13 총선 결과와 관련해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의 민의가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20대 국회가 민생과 경제에 매진하는, 일하는 국회가 되길 기대하면서 정부도 새롭게 출범하는 국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 최우선” 구조개혁도 강조
청와대 “야당과 협치 언급한 것”

야당 “한마디의 반성도 없었다”
친박 “이보다 더 강한 반성 어딨나”
대통령 내달 1~3일 이란 국빈방문


박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앞으로 국민의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민생에 두고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무리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이 총선 결과에 대해 직접 언급한 건 처음으로, 선거 후 닷새 만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경제 침체와 북한의 도발 위협을 비롯한 대내외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개혁들이 중단되지 않고 국가 미래를 위해 이뤄져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6분에 걸쳐 2000여 자 분량의 모두발언을 했다. 그중 총선 결과를 언급한 건 250자(44초)였다.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집권당의 총선 패배라는 민의 수용’→‘20대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흔들림 없는 개혁 추진’으로 요약된다.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총선 다음날(14일) 나온 정연국 대변인 명의의 두 줄짜리 논평과 비교하면 다소 진전됐다. 당시엔 ‘민의 수용’이나 ‘국회와의 협력’이란 내용 없이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길 바란다. 국민의 이러한 요구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만 했었다.

다만 이번에도 ‘민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여소야대로 재편된 국회 관계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원칙론만 피력했다. 오히려 박 대통령은 현 정부의 국정기조인 4대 개혁 추진을 강조하며 “최우선 순위가 민생”이라고 말했다. 총선 결과를 정권 심판이라기보다는 경제 살리기로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대 국회와 협력한다고 한 만큼 국정 운영에서도 그에 따른 조치가 하나씩 이뤄지지 않겠느냐”며 “국회에서도 협치 얘기가 나오는 만큼 그런 점도 감안해 협력을 언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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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경 대변인은 “총선 후 첫 발언이어서 기대했지만 한마디의 반성도 없었다”며 “국정기조를 전면 전환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질타에도 생각을 바꾸고 싶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정현 대변인도 “청와대부터 확 바뀌었다는 것을 국민이 체감할 정도로 반성하고 변화하지 않는 이상 국회의 협조도 경제활성화도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내 비박계인 심재철 의원도 “선거 참패에 대한 성찰이 조금 얕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성난 민심을 달래주기엔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평했다. 반면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협치하고 야당과 대화해 경제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야당은 왜 반성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이보다 더 강한 반성문을 어떻게 쓰느냐”고 반박했다.

한편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다음달 1∼3일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을 국빈방문해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발표했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정상으론 처음이다.

신용호·최선욱·위문희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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