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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2분기에도 맥없는 장세 이어질 듯

온라인 중앙일보 2016.04.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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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 주가가 추가 상승하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실적이 그 동력이 될 텐데 1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좋은 경우 추가 상승해 2050선에 육박하는 상황이 벌어지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2000을 고점으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지 못하고 조정에 들어가면 이는 단기 시장뿐 아니라 중장기 흐름에서도 적신호가 된다.

신흥국 통화-원자재 가격 강세 일시적 ... 실적 따라 흐름 좌우

금융시장의 관심사가 달라졌다. 2월까지는 미국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놓고, 유럽이나 일본이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를 얼마나 강하게 시행할 것인지가 관심사였다. 그 결과 달러가 강세로 전환됐고, 원유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상승했다. 3월 들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2월 말에 중국이 지준율 인하와 위안화 절상을 동시에 시행했다. 유럽 중앙은행도 여러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더 이상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하지 않겠다고 얘기해 정책 효과를 스스로 훼손해 버렸다. 일본은 추가적인 부양 조치를 내놓지 않았고, 미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약해졌다. 예상했던 정책과 반대되는 정책이 한꺼번에 시행돼 진정한 정책 기조가 무엇인지 알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서 ‘G20 상하이 비밀 합의설’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됐다. 비밀 합의가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그래서 구속력을 갖는 조치는 없었을 걸로 추측된다. 하지만 개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의 움직임을 조절할 필요는 느꼈을 것이다. 미 연준이 특히 심했을 텐데, 달러가 작년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올라 이를 조절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들의 달라진 행보는 시장에 영향을 줬다. 달러 강세가 빠르게 조정됐고, 상품 가격이 올랐으며, 주가에 동력으로 작용해 큰 폭 상승이 나타났다. 여러 통화중 원화가 특히 민감하게 움직였다. 3월 한 달 동안 100원 가까이 절상돼 유례없이 빠른 절상 속도를 보였다.

3월의 신흥국 통화 강세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아직 추세적인 전환은 아니다. 현재 국면이 좀 더 연장될 수 있지만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2분기에는 3월과 다른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달러 강세와 원자재 가격이 조정될 확률이 가장 높다. 이에 맞춰 원화도 추가 강세보다 약세로 기울어 연말에 달러당 1250원 이상으로 올라가는 발판이 만들어질 걸로 전망된다.
 
l 달러 약세-원자재 가격 하락 가능성
3월과 상황이 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펀더멘털 때문이다. 시장 지표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정책이 시행되고, 금융시장이 거기에 반응했지만 전체 상황이 달라진 건 아니다. 환율의 경우 달러를 강하게 만드는 힘이 더 세지고 있다. 자금 유출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중국이 위안화 절하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지만, 위안화 고평가 정도를 감안할 때 절상을 마냥 늦출 수는 없다. 유럽 역시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해야 하는 처지여서 유로화 강세를 기대하기 힘들다. 미국은 금리 인상 횟수가 예상보다 줄긴 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유가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이 2%에 달하는데다, 고용지표가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다른 나라보다 정책적 부분에 대한 고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정상화시켜 놓아야 상황이 좋지 않을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는 비록 선진국 경기가 어려워도 미국이 이에 관계없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연준이 이렇게 유리한 상황에 반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과거 예를 보면 달러 강세 국면이 길어질수록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든 경우가 많았다.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미국까지 금리 인하에 동참해야 했기 때문인데, 막바지 달러 가치 상승이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 내년부터 달러 강세 후반부에 들어간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가 연준이 대응력을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될 것이다. 실물 부분 역시 좋지 않다. 우리나라는 내수소비 여력이 크지 않아 대외 부문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주요 교역국의 대외 수요가 부진할 경우 수출이 큰 폭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올 들어 수출이 두 자리수로 줄어들고 있는 건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미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3%대에서 2%대 중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추가적으로 원화가 강해져 수출 증가율이 낮아질 경우 경제 전망치가 2% 초중반으로 낮아질 수도 있다.

외부 상황 호전을 발판으로 20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2주 넘게 횡보를 거듭해 상승 동력이 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러 일으킬 정도다.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로 하락함에 따라 외국인이 조심스러워졌다. 자칫하다가는 환차손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 변동이 클 때에는 환율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주가가 환율 변동을 압도해 버리기 때문이다. 지난 6년 간주가의 최대 변동폭은 17%였다. 올 들어서는 폭이 더 좁혀져 10%를 간신히 넘고 있다. 이와 달리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달 사이에만 8%나 절상됐다. 외국인 입장에서 최고의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만약 반대 상황이 벌어진다면 외국인은 주가가 상당폭 오르지 않는 한 투자에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을 상승으로 이끌었던 힘이 이제 반대로 작용할 가능성이커진 것이다.

반등도 충분할 만큼 진행됐다. 유가가 바닥에서 60% 상승했다. 최고점 대비해선 오른 것도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그건 맞지 않는 생각이다. 배럴당 20달러 대에서 석유를 산 사람도 있는데 가격은 그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가 작년 말보다 절상됐다. 주가도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가격이 낮아서 매력적이라는 얘기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주가가 추가 상승하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실적이 그 동력이 될 텐데 1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좋은 경우 추가 상승해 2050선에 육박하는 상황이 벌어지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2000을 고점으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지 못하고 조정에 들어가면 이는 단기 시장뿐 아니라 중장기 흐름에서도 적신호가 된다. 과거보다 박스권의 고점이 낮아져 바닥을 두드리는 횟수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수가 위치해 있는 박스권은 6년을 이어온 틀이다. 이렇게 장기에 걸쳐 만들어진 구조가 바뀌려면 박스권을 뚫기 위한 여러 번의 시도가 있어야 한다. 위든 아래든 마찬가지인데 고점이 낮아지는 건 바닥을 뚫기 위한 시도가 빈번해진다는 신호가 되고, 저점이 높아지는 건 반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가 된다. 2분기 시장도 만만치 않다. 1분기와 같이 극심하게 변동하지 않는다 해도 힘이 넘치는 상황이 펼쳐지지는 않을 것이다.
 
l 조선·건설·철강주에 관심
종목별로는 1분기에 상승이 컸던 건설·조선 등 낙폭 과대 대형주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무엇보다 주가가 아직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의 자산과 주가 사이 관계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철강은 0.5배, 조선은 0.6배 수준이다. 건설은 전체 시장과 비슷한 0.9배 정도다. 철강이나 조선 업종은 부도가 나 청산 절차에 들어가는 게 지금 주식을 파는 것보다 낫다는 얘기가 된다. 관건은 올해 이익이 개선되느냐다. 시장에서는 올해 거래소 기업의 영업이익이 18조 정도 늘어날 걸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조선과 건설업의 이익 증가분이 10조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너무 자주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는 실적이 계속됐기 때문에 이제는 적자 구조가 끝났다는걸 입증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추가 상승은 물론 현재까지 오른 부분조차 지키기 힘들 수도 있다.

-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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