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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참패하고도…김무성·서청원 최고위 충돌

중앙일보 2016.04.16 03:00 종합 5면 지면보기
지난 14일 밤 4·13 총선 참패의 수습책을 찾기 위해 모인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친박-비박계 충돌이 있었다고 복수의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서 “이제 대표도 아닌데 왜 왔나”
김무성 ‘김태호 비대위원장’ 제동
새누리 내서도 “정신 못 차렸다”

이날 회의에서 최고위원 전원 사퇴 및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등을 결정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당 핵심 인사들에 따르면 당시 김무성 전 대표가 들어서자 서청원 전 최고위원이 불만부터 표시했다. 서 전 최고위원은 “이제 대표도 아니지 않느냐. 나는 (김 대표가) 안 오는 자리인 줄 알고 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고위 전에 김 전 대표가 먼저 사의를 표명한 걸 들어 최고위에 와선 안 된다는 취지로 한 말이었다.

시작부터 계파 갈등을 노출한 회의 분위기는 상정된 안건을 다루면서 더 험악해졌다.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 친박계는 같은 계파의 김태호 전 최고위원을 추천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김 전 대표가 가로막고 나섰다고 당 관계자들이 말했다. 그래서 결국 비대위원장 자리가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돌아갔다. 김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위원 사이에는 ‘앙금’이 있다. 지난해 7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 거취를 둘러싸고 당·청 충돌이 벌어졌을 땐 공개회의 도중 서로 고성을 주고받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적도 있다.

탈당자 복당 문제도 걸림돌이 됐다. 친박계 참석자들은 “모두 다 무조건 복당을 받아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선별 복당론’을 폈다고 한다. 청와대와 충돌 끝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총선에서 컷오프(공천배제) 당해 탈당했던 유승민(대구 동을) 당선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김무성 죽여버려”라는 취중 막말 파문을 일으켰던 윤상현(인천 남을) 당선자에 대해선 “당연히 복당돼야 한다”는 것이 친박계 내부 정서였다.

1시간여 갑론을박 끝에 최고위는 ‘복당 허용의 원칙’이라면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의 중요성에 동의하고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해 개혁적 보수의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에게 문호를 대개방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회의 후 157석 과반 여당에서 122석 원내 제2당으로 전락한 당 지도부의 모습이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절박함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당내에서 나왔다.

정병국(여주-양평) 당선자는 “계파 갈등에 염증을 느낀 국민으로부터 싸늘한 심판을 받고서도 여전히 최고위에서 이러고 있다니 아직 당이 정신을 못 차렸다”고 쓴소리를 했다.

◆대표실 뺀 김무성=김 전 대표는 15일 국회 본관 대표실을 비웠다. 앞서 그는 출입기자들에게 “제 ‘측근’이란 표현이 등장하며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공방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제게는 측근이 없다. 총선 관련해 누굴 탓하는 것은 옳지 않고, 저부터 더욱 신독(愼獨)하겠다”는 내용의 e메일을 돌렸다.

지난 14일엔 사무처 직원들에게 월급의 50%를 상여금으로 지급했다. 의석수가 줄어드는 바람에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새누리당의 분기별 경상보조금도 46억9300만원(지난 2월 지급액)에서 34억8800만원(122석 기준)으로 크게 줄어든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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