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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증 받자마자 꽃가마 태우다니…7명 복당 민심 역주행”

중앙일보 2016.04.16 01:42 종합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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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부침주의 심정으로 뼈를 깎는 혁신을 하겠다”며 “이른 시일 내 외부인사를 포함한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사진 전민규 기자]


4·13 총선이 끝나자마자 새누리당이 탈당 무소속 당선자(7명)를 일괄 복당시키기로 결정하면서 ‘복당 러시’가 시작됐다.

새누리 ‘무원칙 끌어안기’ 비판
윤상현·유승민·주호영 등 복당 채비
정치권 “의장직 등 차지하려는 의도”
탈당파에 진 배준영 측 “꼼수정치”
“유권자가 정한 구도 왜곡” 지적도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인천 중-동-강화-옹진에서 승리한 안상수 당선자가 15일 가장 먼저 복당 신청을 했다. 이어 오후엔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한 ‘막말 파문’으로 공천에서 배제됐던 윤상현(인천 남을) 당선자가 새누리당 인천시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윤 당선자는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모든 지역 주민에게 ‘이겨서 당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고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고 선거를 시작했다”고 복당 이유를 밝혔다. 이 외에 대구의 유승민(동을)·주호영(수성을) 당선자 등도 다시 입당원서를 모으며 사실상 복당 채비에 들어갔다고 새누리당 관계자는 전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당선자들은 이들과 강길부(울산 울주), 장제원(부산 사상), 이철규(동해-삼척) 당선자 등 모두 7명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의 개혁적 보수 가치에 동의하는 분들에게는 문이 열려 있다는 원칙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중진(5선)인 심재철 의원도 “과반 의석 확보에 크게 미달한 상황에서 무소속 출마자들의 복당 문제는 활짝 열려야 한다. 입당이 뻔한 일인데도 부정적인 의견을 얘기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도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하면 시·도당 당원 자격심사위(위원장 등 5인 이내)가 열려 심사하고, 당 최고위원회가 결정한다. 이미 지난 14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탈당파 무소속 당선자를 복당시키기로 결정한 상태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다음달 20대 국회의 원(院) 구성 협상 전까지 새누리당 의석수를 최대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비대위가 꾸려지면 탈당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를 먼저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기본 골격은 계파와 지역을 뛰어넘는 화합형 인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던 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인선(대구 수성을) 후보 측은 “선거기간 내내 ‘탈당파의 복당은 없다’가 홍보 포인트였다”며 “선거가 끝나자마자 복당하라고 하는 건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상수 당선자와 경쟁한 배준영 후보 측도 “지역에서 당을 보고 나를 도왔던 사람들을 다 죽이는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꼼수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학자들도 복당 시기가 너무 빠른 데다 명분도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외대 이정희(정치외교학) 교수는 복당 러시에 대해 “새누리당이 다급하게 세 불리기를 하고 있는데, 이는 국회의장·상임위원장 등을 더 차지하겠다는 의도 외에는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며 “당선증도 교부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탈당파에게 꽃가마를 태워주겠다는 식으로 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창렬 용인대(교양학부) 교수는 “무소속이라 유권자가 표를 준 것일 수도 있는데 곧바로 복당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유권자가 정한 구도를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총선은 사실상 ‘새누리당 심판’ 선거였다”며 “당이 역풍을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무원칙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글=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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