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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당 대표 경선엔 안 나선다”

중앙일보 2016.04.16 01:15 종합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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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얼굴)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전당대회에 당 대표 경선 후보로 나설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5일 월간중앙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나는 더민주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도 아니고, 조직과 세력을 거느리고 있지도 않다. 그런 사람이 대표 경선에 나선다는 것은 상식과 맞지 않는 얘기”라고 못박았다.

더민주 일각선 합의추대설
“90년초, 내가 대선 나가겠다…당시 노태우 대통령에 건의”

김 대표는 “합의 추대는 어떠냐”는 질문에 “대선 전까지 당의 수권 능력을 키워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강한 소명의식을 느끼고 있다. 당이 그것을 원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라고만 말했다. 더민주 일각에선 김 대표를 합의추대 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 대표는 더민주가 호남지역에서 완패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뒤 “조만간 광주에 내려가 호남 민심의 이반 원인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호남의 지지가 없으면 정계 은퇴하겠다”는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발언에 대해선 “민심은 유전하는 것이므로 광주 발언 때문에 거취를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감쌌다.

김 대표는 인터뷰에서 1990년대 초반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낼 당시 대권 도전의 꿈을 키운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차기 대통령은 50대에서 나와야 하며 만일 적합한 후보가 없다면 내가 나서 보겠다”고 건의했다는 것이다.

| 김종인 “정당 안에 두 사람의 보스는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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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당직자가 건넨 축하 꽃다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조문규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15일 오전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손학규 전 고문 입장에선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차원에서 막판 지원 유세를 해 달라고 부탁했을 때 거절함에 따라 정계에 복귀할 기회를 놓쳤다는 의미였다.

시내 호텔에서 조찬을 겸해 한 90분간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110석 이상은 자신했지만 1당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며 “수도권의 정치 민심을 전형적으로 보여준 선거”라고 자평했다.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둔 만큼 당세 확장에도 탄력이 붙을 거라고 했다.

특히 김 대표는 대선 직전까지 당을 이끌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정당 안에 두 사람의 보스는 필요 없다”는 말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는 곧 만나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다음은 문답.
 
원내 제1당이 됐는데 국회선진화법을 어떻게 할 건가.
“선거 결과에 따라 국회선진화법을 흔드는 것은 옳지 않다. 입법 취지를 살려 존치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국민의당은 선진화법이 개정돼야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데.
“당리당략과 상관없이 이 법은 그대로 둬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다.”
서울 강남과 송파, 분당 등 취약지에서 더민주가 약진했다.

“정권심판론이 강남 지역까지 흘러 넘쳤다. 더민주도 발상을 바꿔야 한다. 지레 겁먹고 강남 등에 좋은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 이런 성의 없는 공천에 유권자들이 호응할 리 없다. 좋은 후보를 공천하면 유권자 마음은 바뀔 수 있다.”
손학규 전 고문에게 선거 막판 지원 유세를 요청했는데.
“손 고문에게 도움을 요청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런데 당 안에 손 고문과 친한 사람들이 그가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며 간청하는 모양새를 갖춰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전화를 하고 그랬는데 무슨 생각에서인지 끝내 거절했다. 나만 스타일을 구겼다. 그런 식으로 정치하는 사람에겐 솔직히 관심이 가지 않는다. 손 고문 입장에선 기회를 놓친 것이다. 유세에 참여했다면 그에게도 공이 돌아갔을 텐데.”
국회가 개성공단 재개 등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정부에 건의할 수도 있지 않나.
“대북정책은 정부의 몫이지 국회가 할 일이 아니다. 남북 문제는 정부가 이니셔티브를 쥐어야 한다. 상대가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왜 나가지 않는가.
“솔직히 국회의원 이름도 다 모르는 사람이다. 조직이나 계파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 무슨 대표 경선을 나가나? 내 역할을 당이 원하지 않으면 그뿐이다. 자리다툼 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경제학을 전공한 교수가 정치에 능해 놀라는 사람이 많다. 어떻게 공부했나.
“독일 유학 시절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선진국의 정당정치에 관심 갖고 공부했다. 독일 대학생들과 학생운동도 같이 해봤다. 미국·프랑스·영국의 선거제도에도 천착했고 우리나라 정당의 실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정치적 멘토는 없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결단하는 스타일이다. 정치 독학생이지만 무모하게 덤비는 사람은 아니다. 내가 더민주를 치유해 보겠다고 한 것도 그냥 빈 말로 한 게 아니다. 이번 총선 결과가 그것을 입증하지 않았나? 또 내가 가장 잘하는 분야가 정치인의 미래를 보는 능력이다.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비대위원 6명 임명=김 대표는 이날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해 진영·양승조(3선), 정성호·김현미(재선), 이개호(초선) 의원을 새 비대위원으로 임명했다.

글=한기홍 기자 glutton4@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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