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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100석이 정치 생명선…새누리 과반 저지가 관건

중앙일보 2016.04.13 01:37 종합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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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 ‘정치생명’을 걸었다.

120석 넘으면 대선 가도 탄탄
100석 돼도 과반 저지 실패 땐
지금보다 더한 흔들기 당할 수도
측근 “80~90석 땐 은퇴 확실시”

그는 12일 광주광역시 ‘오월 어머니집’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는 신익희 선생으로 시작해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이어진 정통 야당이지만 저나 김종인 대표는 오래된 절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중과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광주 충장로에서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선언에 대한 재확인이었다. 하지만 그의 ‘생명선’이 몇 석인지는 분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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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당내에선 ‘100석’ 또는 그와 운명공동체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제시한 ‘107석’(취임 당시 의석)을 기준선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문 전 대표의 측근 인사는 “의석수가 80~90석에 그친다면 사죄에 이은 정계 은퇴가 분명하다”며 “참모진은 100석을 최저선으로 보지만 기준은 본인만 알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100석 돌파가 쉽지 않다는 게 당 핵심 인사들의 설명이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합 우세를 포함해 60석 정도 앞서 있다”며 “100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비관적 전망을 뚫고 100석을 돌파하더라도 또 하나의 관문이 있다. 새누리당의 과반 달성 여부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 신년 회견에선 “새누리당의 과반수(의석 확보)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비록 나는 (대표직을 내놓고) 백의종군을 하더라도 총선 결과에 ‘무한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두 개의 조건(107석 이상+새누리 과반 저지)을 충족해야 문 전 대표는 정치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문 전 대표의 승부수는 ‘전략 투표’다. 국민의당을 지지하더라도 정당투표만 국민의당에 하고 후보투표는 더민주에 해달라는 것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호남 의석 확보와 2~3%로 승부가 나는 수도권 표심을 바꿀 마지막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호남 민심을 향해 차기 대선 재도전 가능성도 비교적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지금도 김대중 대통령님 돌아가시기 직전 마지막 식사 자리에서 하신 간곡한 당부 말씀을 잊지 못한다. ‘반드시 대통합해서 정권교체를 해달라’는 유언 같은 그 당부를 못 지켰다”며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아뢴다. 다시는 정권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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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표의 최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문 전 대표가 대선 지지율 1위인 상태에서 정계에서 물러나면 야권에 ‘핵폭풍’이 올 것”이라며 “여론조사에서 최소 15% 정도로 나타나는 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그의 사퇴를 야기한 야권의 다른 진영을 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화여대 유성진(정치학) 교수는 “100석을 넘더라도 여당의 과반 저지에 실패하면 지금까지보다 더한 흔들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며 “여당의 과반 저지가 가능한 110~120석 정도를 얻는다면 문 전 대표는 일단 대선 가도에 안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태화 기자, 광주=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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