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수량 10mm 늘 때마다 보수정당 득표율 0.9%p씩 감소"

중앙일보 2016.04.12 06:00 종합 6면 지면보기
20대 총선 선거일인 13일엔 비가 온다고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강수 확률은 전국적으로 60~90%다. 투표율이 중요한 각 정당들엔 신경 쓰이는 소식이다.

예일대 강우창, 빗속 총선 분석
미국도 궂은 날씨 민주당 유리
맑을 땐 ‘리퍼블리칸 블루’

내일 예상 강우량 5~30mm 애매
여야, 지지층 투표 독려에 집중

미국 정치에는 ‘리퍼블리칸 블루(Republican Blue)’란 말이 있다. 선거일에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면 상대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20~30대 젊은 층이 나들이를 가느라 투표를 게을리해 보수당인 공화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용어는 날씨-투표율-정당 간 득실의 연관성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인다. 미국 의회 연구로 박사학위를 딴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미국 선거는 모두 겨울에 치러지기 때문에 날씨가 맑고 따뜻해야 노년층이 투표장에 나올 수 있고, 그래야 공화당이 유리하다는 의미도 리퍼블리칸 블루라는 말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와 관련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에야 한국정당학회보에 ‘선거 당일 날씨와 정당투표’(강우창 예일대 동아시아연구단 박사)라는 논문이 실렸을 정도다.
 
기사 이미지
▷여기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국내 총선에선 날이 흐려 강수량이 10㎜ 증가할 때마다 보수성향 정당의 득표율이 0.9%포인트씩 감소했고, 진보성향 정당의 득표율은 0.9%포인트씩 증가했다. 17~19대 3차례 총선일의 읍·면·동 단위 강수량과 주요 정당들의 득표율을 분석한 결과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의 리퍼블리칸 블루와도 일맥상통한다. 다만 강 박사는 논문에서 정당 득표율과 별개로 “전반적인 투표율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선거만을 기준으로 보면 17~18대 총선에선 날씨가 나쁜 날에 새누리당(한나라당)이 현재의 야당(민주통합당·열린우리당·통합민주당)보다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강 박사의 논문에는 미국의 1948~2000년 대선을 분석한 결과 비가 1인치 오면 공화당이 0.9%포인트 더 득표했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돼 있다. 미국의 선거판도 리퍼블리칸 블루 현상이 늘 나타나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13일에 예상되는 비는 그 양조차 애매하다. 예상 강수량은 5~30㎜ 정도다. 게다가 최대 격전지인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오후부터 점차 갤 전망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이러다 보니 각 당은 날씨에 따른 셈법에 매달리기보다는 핵심 지지층을 상대로 투표 참여 독려를 하고 있다.
 
▶관련 기사   수도권 혼전 50곳, 교차투표가 변수

새누리당 선거대책위 안형환 대변인은 “비가 오건 안 오건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유권자들이 선거에 많이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도 “20~30대 등 야권 지지가 강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활발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리얼미터가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연령대별 적극 투표의사층은 30대가 72.3%로 가장 많았고, 40대(70.3%), 20대(65.1%), 50대(59%), 60대 이상(54.7%)의 순(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이었다. 

남궁욱·박유미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