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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대기업 손님보다는 서민·중기 금융으로 특화”

중앙일보 2016.04.12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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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 JB금융 회장은 “수도권 영업망을 넓히는 동시에 중금리대출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JB금융지주]


“앞으로 대기업이나 고소득층 영업은 하지 않을 겁니다. 중산층·서민과 중소기업 전문 금융그룹으로 특화하겠습니다.” 김한(62) JB금융지주회장 겸 광주은행장이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새 포부다. 2013년 7월 JB금융지주를 설립해 이끌어온 김 회장은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돼 3년 임기를 시작했다. 2014년 11월 취임한 광주은행장 임기는 2017년 11월까지다.

연임 성공 JB금융지주 김한 회장
6년 전 취임해 자산 5배 이상 키워
수도권 지점 1곳서 21곳으로 늘려
캐피탈도 인수해 사업영역 다각화


JB금융은 산하에 4곳(전북은행·광주은행·JB우리캐피탈·JB자산운용)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김 회장이 대기업·고소득층 영업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건 금융권 칸막이가 사라지는 ‘금융 빅뱅’ 시대를 맞은 지방은행의 생존 전략이다. 전북·광주은행 기업대출의 90% 이상이 중소기업 대출이다. 개인고객 중에서도 중신용자(신용등급 4~6등급)가 전체의 60%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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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김 회장이 이끈 6년간 JB금융의 총자산은 2009년 7조2309억원에서 지난해 39조8112억원으로 5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 건당 수십억~수백억원인 대기업·고소득층 대출 영업을 하지 않고도 은행이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사실 그가 2010년 3월 전북은행장에 취임할 때만 해도 지금 같은 행보를 예상한 이들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대기업이나 투자은행(IB)으로 영역을 넓힐 거란 의견이 많았다. 그전까지 대신증권 본부장,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를 지낸 증권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예상을 깨고 전북은행장에 취임한 뒤 “중소기업·서민과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전 직원에게 보냈다. 그런 다음 전북 출신의 수도권 거주자를 공략했다. 2009년엔 수도권지점이 서울지점 하나뿐이었지만 올해 4월엔 21개로 불어났다. 지방은행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영업 확대다.

사업 다각화 전략도 펼쳤다. 첫 번째 수확이 바로 2011년 인수해 업계 2위를 굳힌 JB우리캐피탈이다. 김 회장은 “중산층·서민이 타는 쏘나타·아반테 구매 할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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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이 본격적인 금융그룹으로서 자리매김한 계기는 2014년 10월 광주은행 인수다. 김 회장은 광주은행 영업 강화 차원에서 같은 해 11월 전북은행장에서 물러나 광주은행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은 “전북·광주은행은 같은 영업 전략을 펼 것이지만 합병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북과 전남·광주의 고객층이 겹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광주·전남과 전북이 합쳐 전라도가 되지 않는 한 전북·광주은행이 합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물론 힘든 시기도 있었다. 광주은행 인수에 자금을 쓴 탓에 자산건전성 척도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졌다. 그 영향으로 주가도 내려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싱가포르투자청을 비롯한 3곳의 해외투자자로부터 18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자산 건전성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 회장이 향후 먹거리로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중금리대출과 P2P(Peer to Peer, 개인 간) 금융이다. 광주은행의 직장인퀵론·주부퀵론 등 중금리대출 상품은 2월 출시 이후 두달만에 500억원을 돌파했다. 전북은행은 P2P업체 피플펀드와도 제휴를 맺었다. 전북은행의 서민대출 노하우와 피플펀드의 빅데이터 분석능력을 결합한 중금리대출 상품이 이달 중 출시된다. 김 회장은 “온·오프라인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먼저 제시하는 은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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