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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 투표줄…오세훈·정세균 맞붙은 종로 6.19% 서울 1위

중앙일보 2016.04.09 01:39 종합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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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8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역곡역 앞에서 차명진(소사)·이음재(원미갑) 후보의 선거 유세를 지원했다. 김 대표가 유세 도중 이 후보를 업어주며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김경빈 기자]


4·13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8일 낮 12시. 서울시 종로구청 ‘종로 1·2·3·4가동 사전투표소’ 입구부터 3층 투표장까지 약 300m 길이의 줄이 생겼다. 점심시간이 되자 투표를 하려는 주변 직장인들이 투표소로 몰리면서다. 한 시간 동안 474명이 이 투표소를 찾았다고 지역선거관리위원회는 밝혔다.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 5.45%
점심?1시간?한?곳서?474명?투표
“정치인들?엉망”?화난?민심?몰려
“수십년?지지정당?이번에?바꿨다"
전남·전북?투표율,?부산·대구?2배


광화문 교보생명에서 근무하는 김영수(29)씨는 “집이 경기도 용인 수지구”라며 “일부러 사전투표를 하려고 동료와 방문했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입구에서 인증샷을 찍는 회사원도 보였다. 9일까지 진행되는 사전투표는 선거운동 기간 중 진행되기 때문에 13일 총선 당일 투표와는 달리 엄지손가락을 세우거나 ‘V’ 표시 같이 특정 기호를 연상시키는 투표 인증샷이 가능하다.

투표장에서 만난 민심은 화가 나 있었다. 종로 1·2·3·4가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 직전 만난 이모(67)씨는 “정치인들이 엉망일 때는 투표하는 게 국민의 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회사원 천우송(39)씨는 “원래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운동권 세력에 질려 더 이상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원 임모(28)씨는 “이번에는 국민의당을 찍을 것”이라며 “정부·여당 때문에 전셋값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반면 광주시 광산구 출신 이모(56)씨는 “야당이 분열하면 안 되니 더민주를 찍을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별로 건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없더라”고 주장했다. 충북이 고향이라고 밝힌 김모(64)씨는 “야당을 수십 년간 지지해 왔지만 이번부터는 새누리당을 찍을 예정”이라고 말하곤 투표소로 들어갔다.

이날 오전 6~9시 678명이 몰린 동작구청의 ‘노량진제2동 사전투표소’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군무원 준비생인 대구 출신 오모(31)씨는 “비례대표만 찍고 지역구 후보는 사표(死標)를 만들 것”이라며 “계속 새누리당을 지지해 주니깐 지역구민을 무시하는 것 같고 야당도 특정 지역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했다.

지역구 후보자와 정당 투표를 따로따로 찍겠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이 투표소에서 만난 안모(66)씨는 “지역구 후보는 지역 발전을 위해 구청장(더민주 소속)과 일치해서 찍고 정당 투표는 국민의당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에서 각당이 내건 정책과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히 따져봤다는 유권자도 적잖았다. 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 3층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최은애(33)씨는 “후보들의 공보물을 다 읽어봤다”며 “실현 가능성이 있는 공약을 내건 분을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대학생 이가람(24)씨는 “공약집을 살펴보니 기초단체장 출신 새누리당 후보의 공약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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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체 유권자 4210만398명 중 229만6387명이 투표에 참여해 첫날 사전투표율은 5.45%를 기록했다.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전남이었다. 9.34%로 전체 투표율의 두 배에 달했다. 전북(8.31%), 광주(7.02%) 등이 뒤를 이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경쟁하면서 투표율이 올라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낮은 곳은 부산(4.40%), 대구(4.55%), 인천(4.62%) 순이었다. 익명을 원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이 높다는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가 부산이나 대구의 투표율에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은 4.90%로 나타났다. 2014년 지방선거 첫날 사전투표율(4.27%)보다는 높았지만 이날 전국 평균사전투표율(5.45%)은 밑돌았다.

선거구별로는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들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에선 새누리당 오세훈, 더민주 정세균 후보가 맞붙은 종로가 6.19%로 가장 높았다. 대구도 새누리당 김문수-더민주 김부겸(갑), 새누리 이인선-무소속 주호영(을) 후보의 대결이 펼쳐지는 수성구의 투표율이 6.44%로 1위였다.

글=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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