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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1패 김영선·김현미, 세 번째 대결 찬바람…만나도 서로 인사 안 해

중앙일보 2016.04.02 02:34 종합 5면 지면보기
지난달 29일 오후 1시40분 경기도 고양시 민방위 훈련장 앞. 고양정(일산서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영선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훈련장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건네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후보가 보좌관에게 “어, 먼저 와있네. 차 돌려, 그냥 가자”고 말했다. 그러다 갑자기 차를 세웠다.

“저것 봐라. 후보 없이 선거원 넷이 불법으로 명함을 주네. 사진 찍어.”

김현미 후보 측이 사진을 찍자 김영선 후보 측 선거원 한 명이 ‘빈손’을 들어올렸다. 명함을 돌리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공식 선거운동기간(3월 31일~4월 12일) 전에는 후보가 함께 있을 때만 최대 3명의 선거원이 명함을 배포할 수 있다. 그 사이 김영선 후보가 나타났다. 분위기가 냉랭했다. 두 사람은 인사는커녕 시선도 맞추지 않았다.

잠시 후 김영선 후보가 떠나려 하자 김현미 후보가 등 뒤에다 대고 “안녕히 가세요! 다음엔 그러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김영선 후보는 무시하겠다는 듯 돌아보지도 않고 차에 올랐다. 두 여성 정치인에겐 이번 총선이 세 번째 대결이다. 지금까진 1승1패다. 18대(2008년)엔 김영선, 19대(2012년)엔 김현미 후보가 이겼다.

1일 김영선 후보는 오전 4시 식사동 가스충전소를 방문한 뒤 7시에 주엽역 인근에 나타났다. ‘1조 예산폭탄’ ‘슈퍼우먼 김영선’이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빨간 점퍼를 입었다. 그는 “명함만 주는 것보단 악수가 낫고, 악수보단 5초라도 대화하는 게 낫다”며 명함에 적힌 공약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버스를 기다리던 박서연(28)씨는 “출퇴근이 문제다. 광역급행철도(GTX)를 빨리 개통하겠다는 공약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김영선 후보는 대화역 사거리로 이동해선 원숭이 인형이 달린 빨간 모자를 쓰고 태극기를 들었다.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다 신호에 걸려 멈추면 유리창을 두드려 재빨리 명함을 건넸다.

김현미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성당 미사로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나 때문에 10년째 새벽에 여는 동네 미용실이 있다. 오늘도 머리부터 단정히 하고 왔다”며 주엽역에서 파란색 점퍼를 입고 출근 인사를 했다. 그는 한 시간 넘게 2번을 상징하는 ‘V자’를 흔들며 연신 허리를 굽혔다.

일산역으로 이동 중 “선거는 ‘밥심’”이라며 떡을 베어 물었다. 그런 뒤 명함 4종을 손가락마다 끼웠다. ‘종합용’ ‘교육용’ ‘청년용’ ‘교통용’ 공약을 담은 명함이었다. 이날 오전 나눠준 명함이 1600장이었다고 한다. 주민 윤미희(40) 씨는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때문에 여당에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일산=강태화·현일훈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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