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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1조7000억원 스타워즈, 이번엔 더 뜨겁다

중앙일보 2016.04.01 01:22 종합 25면 지면보기
전 세계 5억명이 지켜본다. 지구상에서 가장 치열한 축구 전쟁이 펼쳐진다.

오는 3일 오전 3시30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와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2015-2016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를 치른다. ‘엘 클라시코(El Clasico·고전과 같은 승부라는 의미의 스페인어)’라 불리는 명품 라이벌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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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의 승부는 1902년 시작해 한 세기를 훌쩍 넘겼다. 이번 경기는 올해 첫 번째이자 통산 264번째 승부(비공식 친선경기 포함)다. 지난해 11월 마드리드서 열린 최근 맞대결에선 바르샤가 4-0 대승을 거뒀다. 통산 전적도 109승58무96패로 바르샤가 앞선다.

두 팀은 각각 스페인 중북부 카스티야주(州·레알)와 북동부 카탈루냐주(바르샤)의 정서를 대변한다. 레알 연고지 마드리드는 스페인 정치와 권력의 중심지다. 바르샤의 둥지인 바르셀로나는 문화·예술의 도시이자 카탈루냐 독립운동의 본산이다. 16세기부터 이어진 두 지역 간 갈등은 ‘엘 클라시코’를 뜨겁게 달구는 촉매제다.

승부는 늘 치열하고 떠들썩하다. 2000년 루이스 피구(44)가 바르샤에서 레알로 이적한 직후 열린 첫 맞대결에서 바르샤 팬들이 항의의 표시로 그라운드에 위스키병·동전·라이터·칼 등과 함께 삶은 돼지머리를 투척한 사건이 유명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009년 세계 7대 더비매치를 선정하며 엘 클라시코를 1위에 올려놓았다.

‘엘 클라시코’는 ‘별들의 경연장’이자 ‘머니 페스티벌’이다. 독일 축구전문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는 양 팀 선수단 몸값 총액을 1조7230억원(레알 8703억원·바르샤 8527억원)으로 분석했다. 이름의 앞글자를 따 ‘MSN 트리오’라 불리는 바르샤의 리오넬 메시(29·아르헨티나)-루이스 수아레스(29·우루과이)-네이마르 다 실바(24·브라질) 세 명의 몸값만 3817억원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BBC 라인’ 카림 벤제마(29·프랑스)-가레스 베일(27·웨일스)-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포르투갈)의 몸값도 총 3079억원에 이른다. MSN 트리오는 올 시즌 69골을 합작했고, BBC라인은 총 63골을 뽑아냈다.

‘엘 클라시코’라는 명품 콘텐트를 보유한 두 팀의 수익도 천문학적이다.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레알은 지난해 5억7700만유로(7474억원)를 벌어 전 세계 축구클럽 수익 1위에 올랐다. 바르셀로나가 5억6080만유로(7264억원)로 2위다. 7억7500만유로(1조39억원)에 달하는 프리메라리가 한 시즌 중계권료 중 레알이 1억9990만유로(2589억원), 바르샤가 1억4000만유로(1813억원)를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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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이프

바르샤가 준비한 경기 컨셉트는 ‘추모와 승리’다. 지난달 24일 폐암으로 별세한 ‘바르샤의 전설’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를 기리기 위해 9만명의 홈 관중과 함께 ‘감사해요 요한(Gracies Johan)’이란 글귀를 담은 카드섹션을 펼칠 예정이다. 바르샤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활약한 크루이프를 위해 선수 유니폼에도 같은 문구를 새긴다.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2)는 “크루이프를 위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샤는 현재 39경기 연속 무패(31승8무) 행진 중이다. 이번에 무승부 이상을 기록하면 2012년 유벤투스(이탈리아)가 세운 역대 최고 기록(43연속 무패)에 3경기 차로 다가선다. 개인통산 499골을 터뜨린 주포 메시는 500호골에 도전한다.

레알은 엘 클라시코 승리로 정규리그 역전 우승의 디딤돌을 놓길 바란다. 8경기를 남기고 승점 66점으로 선두 바르샤(76점)에 10점이나 뒤진 상태다.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30·코스타리카)는 “수건을 흔드는 것(항복 선언)은 레알과 어울리지 않는다. 엘 클라시코는 전 세계가 지켜본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지난 1월 지휘봉을 잡은 뒤 첫 엘 클라시코를 준비 중인 지네딘 지단(44·프랑스) 레알 감독도 “언제나 그렇듯 특별한 승부”라며 각오를 다졌다.

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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