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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 욱씨남정기 “갑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을은 늘 손해를 감수한다.”

중앙일보 2016.03.31 14:04
기사 이미지

JTBC 드라마 `욱씨남정기` [JTBC 홈페이지]

갑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을은 늘 손해를 감수한다.
갑의 만족은 곧 우리의 만족이다.
이게 바로 갑질에 대처하는 을의 생존법입니다.“

을의 고군분투를 다룬 직장드라마 '욱씨남정기'(jtbc)
대기업에서 하청업체로 이직한 욱다정본부장(이요원)에게 한과장(김선영)이 하는 대사

러블리 코스메틱은 황금화학의 만년 하청업체다. 담당 임원의 지랄 같은 변덕과 직원들의 불합리한 요구에도 하청 계약만 유지된다면 못할 것이 없었다. 그것이 을의 운명이고, 갑은 당연히 군림하는 존재라 생각했다.

그런데 갑에도 돌연변이가 있었다. 부조리한 업무 관행에 끝없이 저항하는 욱다정팀장. 그녀가 러블리로 이직했다. 자부심 갖고 일하고 싶어서란다. 숨기고 싶은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는 그녀의 이직이 황금화학 김상무에겐 유쾌할 리 없었다. 눈엣가시 같던 욱다정에게 복수도 하고, 갑으로서 을인 러블리를 다시 한번 길들여야겠다 생각한 김상무는 원료 업체 빼돌리기, 정당한 사유없이 주문 취소하기, 원천 기술 트집잡기 등 치졸한 복수를 시작했다.

정면 돌파만이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 욱다정과 달리 러블리 직원들은 왜 그렇게 골치 아프게 살아야 하는 지, 러블리에 온 욱다정이 심히 못마땅했다. ‘자부심 없는 밥그릇은 먹어도 비참하다’ 말하는 욱다정에게서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말이 떠올랐다. 갑도, 을도 가오있게 삽시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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