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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투표지 인쇄 돌입…더민주 "선관위, 단일화 방해"

중앙일보 2016.03.31 02:40 종합 6면 지면보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0일부터 서울 구로구 등 일부 지역의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해 ‘야권연대(후보 단일화)’의 변수로 떠올랐다.

선관위 규정엔 내달 4일부터 해야
인쇄시설 부족 등 사유 있으면 예외
김종인 "연대, 중앙당 차원서 지원"
안철수 "기득권 정당 난타할 것"

선관위 규정에 따르면 투표용지 인쇄는 후보자 등록 마감일 9일 후(4월 4일)부터 해야 한다. 하지만 인쇄시설 부족 등 선거 관리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선관위 의결로 인쇄일을 4월 4일 이전으로 변경할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서울 구로갑·을 지역구의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했다”며 “경기 남양주·수원·안산의 일부 지역구는 31일부터, 경기 의정부·파주·여주-양평은 1일부터 인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인쇄 중단을 요구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인쇄를 빨리 시작한 지역 대부분이 단일화를 하면 야권에 유리한 지역”이라며 “선관위가 야권후보 단일화를 방해하려는 것은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투표용지가 인쇄되면 단일화가 이뤄져도 후보 이름 옆에 사퇴 여부가 표시되지 않아 유권자의 혼란을 초래해 상당히 많은 무효표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4년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 작업이 투표용지 인쇄일보다 늦게 이뤄져 1403표의 무효투표가 나왔다. 단일 후보였던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이보다 적은 929표 차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에게 패했다.

사실상 야권연대 마감 시한인 투표용지 인쇄일이 다음달 4일로 다가오면서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는 국민의당 측에 단일화 압박을 강화했다. 김 대표는 당 선대위 회의에서 “야당이 총선에서 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후보자 연대”라며 “각 지역에서 연대가 이뤄질 경우 중앙에서 적극적으로 연대 과정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후보들을 살펴보면 수도권 지역에서 당선될 수 있는 후보는 안철수 대표 본인 외에 거의 없다”며 “이른 시일 내에 당 대 당 차원에서 연대 논의를 해서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주는 이날 경기 고양갑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의 단일화 추진 계획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심 대표 지역구의 단일화 여파가 다른 곳에도 (영향을) 미쳐 순조롭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당 대표를 볼모 삼아 다른 후보들의 사퇴를 강요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당은 일부 후보들이 개별적으로 단일화 협상에 응하곤 있지만 당 차원에선 ‘연대 불가’임을 재확인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국회에서 수도권 후보 출정식을 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거대 양당 기득권에 균열의 종을 난타하는 타수의 일원임을 자랑한다”며 “광야에 나선 우리가 당당히 다당제 시대를 열면 국민은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김영환 공동선대위원장도 “내가 지역구(안산 상록을)에서 단일 후보가 돼 선거에 나갈 기회가 와도 과감하게 사양하겠다. 무릎 꿇고 죽기보다 서서 죽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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