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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민자사업의 비싼 요금 논란, 어찌하오리까

중앙일보 2016.03.31 01:17 종합 3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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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피플&섹션 부장

인천 영종도 주민들은 공항철도 요금에 불만이 많다. 운서역~서울역 요금은 3250원이다. 반면 영종대교 건너편 청라국제도시역에서 서울역까지는 1850원이다. 한 정거장 차이지만 요금은 1400원이나 차이 난다. 청라국제도시역은 환승할인이 적용되지만 운서역은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종도 주민들은 ‘환승할인 확대’를 요구하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의 통행료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이 구간은 통행료가 ㎞당 132원으로 남부구간 요금(㎞당 50원)의 2배가 넘는다. 올 초 개통한 신분당선 연장선도 요금이 광역M버스보다 비싸다.

이들 세 사업엔 공통점이 있다. 정부 예산이 아닌 민간자본으로 건설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실 이용객 입장에선 민자든, 정부사업이든 자신들만 비싼 요금을 내고 있다면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요금을 낮춰달란 요구도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민자사업은 구조가 복잡하다. 민자사업은 대부분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벌일 돈이 부족할 때 추진된다. 정부사업은 공공의 이익이 우선이지만 민자사업은 투자비 회수와 수익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정부와 협상할 때 투자비 회수기간(20~30년)과 일정한 수익률을 정해놓는다. 이를 충족하려면 요금이 정부사업보다 비싸질 수밖에 없다.

민간→코레일→민간으로 주인이 여러 번 바뀐 공항철도를 들여다보자. 이 사업엔 당초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적용됐다. 실제 수입이 협약 수입보다 적으면 정부가 그 차액을 메워주는 제도다. 수요가 적다 보니 민자사업자의 운영기간인 2040년까지 정부가 메워줘야 할 돈이 17조원이란 계산이 나왔다. 그래서 정부가 지난해 제도를 바꿨다. 수입이 실제 운영비에 못 미치면 그 차액을 메워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7조원을 절약했지만 아직도 10조원은 남아 있다. 두 방식엔 차이가 있지만 요금을 낮춰주면 그만큼 수입이 줄고 정부 부담은 더 커지는 구조인 건 마찬가지다. 정부와 인천시가 운서역의 요금을 낮추면 연간 100억~150억원가량 재정보조금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정부도 지자체도 쉽게 요금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 ‘수익자 부담원칙’을 버리고 특정 지역의 요금인하를 위해 국민 세금을 투입하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도 우려한다. 또 전례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서도 터져나올 요금 인하 요구를 감당키 어렵다는 걱정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모른 체 할 수만도 없다. 정부, 지자체, 주민 간에 추가 부담이 최소화될 수준에서 적극적인 해결책 찾기가 필요하다. 또 앞으론 민자사업을 고려할 때 해당 주민들의 의견을 사전에 수렴하는 시스템 마련이 요구된다. 민자사업의 장점과 단점을 충분히 알리고 사업 방식에 대한 의견을 모으란 얘기다. 그래야 민자사업의 비싼 요금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과 논란을 줄일 수 있다.

강갑생 피플&섹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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