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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비행기 납치범과 셀카 찍은 남자

중앙일보 2016.03.30 11:52
한 영국 남자가 이집트항공 비행기 납치범과 셀카를 찍어 친구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29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그는 이런 셀카와 함께 이런 문자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냈다. “나 이런 거 신경도 안 쓰는 거 알지. 뉴스를 봐봐!!!(You know your boy doesn‘t f*** about. Turn on the news l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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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인스(Ben Innes)라는 이 간 큰 남자는 사진 속에서 납치범 세이프 엘딘 무스타파와 나란히 서서 ‘치즈’라고 미소 짓고 있다. 무스타파의 배에는 폭탄으로 보이는 것이 둘러져 있지만, 나중에 가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스는 사진으로 볼 때나, 문자 메시지의 내용으로 볼 때나 납치범에게 인질로 잡힌 것치고는 매우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의 놀라운 문자메시지에 친구는 걱정스러운 답장을 보냈다. “뭐야? 저 남자 가슴에 붙은 거 폭탄 아냐? 너 괜찮아? 너 내리면 알려줘.”
 
사진이 찍일 때의 정황은 카이로로 향하던 비행기가 무스타파의 요구에 따라 키프로스 라르나카 공항에 착륙한 즈음으로 보인다. 인스는 63명의 탑승객 중 무스타파에게 마지막까지 인질로 잡힌 4명 중 한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는 비행기가 활주로에 멈춰서 있는 동안, 납치범에게 셀카를 함께 찍자고 말을 건넨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이 사진을 자신의 룸메이트와 다른 여러 친구에게 보냈다.

인스의 룸메이트인 크리스 턴도건은 “걔가 대체 왜 그런 사진을 찍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 순 있겠다. 아마 자기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 피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자청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집트인인 무스타파는 63명의 승객을 태우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수도 카이로로 향하는 이집트항공 소속 국내선 여객기 MS181편을 29일(현지시간) 오전 납치했다. 무스타파는 가짜 폭탄 벨트를 맨 채 전처를 만나고 싶다며 비행기를 키프로스로 향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스타파는 비행기를 키프로스 라나카 공항 활주로에 세우게 한 뒤 승객 몇 명을 인질로 붙잡고 ‘EU(유럽연합) 대표를 만나고 싶다’ ‘이집트 감옥의 여성 수감자를 풀어달라’는 등 이상한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6시간의 대치 끝에 무스타파는 인질들을 풀어준 뒤 붙잡혔다. 알렉산드로스 제논 키프로스 외교부장관은 체포 직후 자세한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무스타파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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