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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ISA가 뭔가요, 은행계좌와 뭐가 다른가요

중앙일보 2016.03.30 00:55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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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TV에서 ‘이사(ISA)하라~’라고 하는 광고를 봤어요. ISA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라는 뜻이라고 하던데 그게 뭔가요. 그냥 은행 계좌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세금도 면제해주거나 깎아줘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게 유도

 

예금·주식·펀드 한 계좌로 관리 … 금융투자 쉽게 만든거죠


A. 틴틴 여러분, 요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어른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께 여쭤보면 한 번쯤은 들어봤다고 하실 거예요.

돈을 관리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요. 은행에 가서 제법 큰 돈을 한꺼번에 넣으면 예금이고, 한 달에 한 번 조금씩 돈을 넣는 건 적금이라고 합니다. 은행에서는 이 돈을 받아서 보관하고 있다가 보관 기간이 끝나면 이자와 함께 돌려주죠.

그런데 은행에서 주는 이자는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요즘은 특히 적어서 10만원을 1년간 넣어둬도 이자로 1500원(1.5%) 정도밖에 안 줍니다. 그래서 증권사에 가서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어른들이 많아지고 있죠.

주식투자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의 지분을 사는 것입니다. 기업의 실적이 좋으면 주가가 올라가고 안 좋으면 떨어지죠. 운도 따라야 하겠지만 주가가 오르면 은행 이자보다 훨씬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펀드는 여러 주식을 모은 것입니다. 아무리 어른이라도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잘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자산운용사가 여러 가지 주식을 모아서 펀드를 만들었습니다. 이걸 사면 주식 하나에 투자하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고 해요.

ISA는 이렇게 여러 가지 돈 관리 하는 방식을 한 군데로 모았습니다. 예금 계좌, 펀드 계좌 따로따로 갖고 있는 게 아니라 한 계좌에 모든 걸 집어넣는 것이죠.

이런 ISA에 가입하면 좋은 게 뭐냐고요. 세금을 면제해주거나 깎아줍니다. 원래 이자를 받아서 소득이 생기면 세금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ISA를 통해서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이자를 다 합해서 200만~250만원까지는 세금을 안 내도 됩니다. 혹시 그것보다 더 많은 이자가 생기면 원래 15.4%의 세금을 내야 하는데 ISA에 가입하면 9.9%만 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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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는 1999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됐습니다. 영국 국민들이 하도 저축을 안 해서 영국 정부가 돈 관리 좀 하라고 만들었죠. 가입 조건이나 기간, 세금 혜택에 제한을 두지 않았더니 현재 영국 인구의 40% 정도가 가입할 정도가 됐습니다. 그 후 캐나다에서도 도입했고요.

2014년엔 가까운 일본에서도 ISA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영국과 반대로 사람들이 너무 저축을 열심히 하는 게 문제였습니다. 이자도 많이 나지 않는 은행에 돈을 쌓아두다 보니 일본 국민 개개인의 자산도 늘지 않고 경제 전체에 돈이 돌지 않았죠. 그래서 일본 정부는 ‘저축에서 투자로’라는 목표를 내걸고 국민에게 “세금을 깎아줄 테니 ISA에 가입해서 주식·펀드 같은 것에 투자를 하라”고 했습니다.

목표가 이렇다 보니 일본의 ISA는 은행 예금·적금은 아예 대상이 아닙니다. 오로지 주식·펀드·상장주식펀드(ETF)·부동산투자신탁(REITs) 같은 투자 상품만 취급합니다. 일본의 ISA는 불과 2년 만에 국민의 10% 정도가 가입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역시 규제가 적었던 점이 컸죠.

한국의 ISA는 초기 단계여서 그런지 가입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많습니다. 우선, 한 번 가입하면 5년간 돈을 뺄 수가 없어요. 또 앞서 말한 5년 동안 1년에 2000만원씩 최대 1억원까지만 넣을 수가 있습니다. 가입할 수 있는 기간도 2018년 12월 31일까지로 정해져 있고요.

엄마, 아빠가 돈이 아주 많아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분류돼 있으면 ISA에 가입할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소득이 없어도 가입할 수가 없어요. 예를 들어 지금 틴틴 친구의 엄마가 직장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가사일을 한다면 가입하실 수가 없겠네요.

지금 시판되는 ISA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하나는 고객이 직접 투자할 상품을 고르는 ‘신탁형’이고, 또 하나는 금융회사에 돈을 굴려달라고 전부 맡기는 ‘일임형’입니다. ISA는 주로 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데요. 원래 은행에선 신탁형 ISA만 판매하기로 했었습니다. 일임형 업무는 증권사에서 하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ISA 도입을 앞두고 정부에서 은행에도 일임형 ISA를 팔 수 있도록 허가를 해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는데 은행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ISA 판매를 하게 된 셈이죠. 지금 당장 은행에 ISA를 가입하러 가면 일임형 ISA를 취급하는 곳은 없을 겁니다.

정리를 하자면 신탁형 ISA는 고객이 직접 ‘예금 하나, 펀드 두 개를 ISA에 담아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반면 일임형 ISA는 증권사에서 만든 몇 가지 종류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보고 그 중에 한 개를 고른 뒤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에 투자하는지는 증권사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죠. 흔히 투자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신탁형을, 투자 초보인 사람은 일임형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들 해요.

틴틴 친구들. 이젠 여러분과도 관련된 얘기예요. 영국과 일본에선 여러분 같은 미성년자도 ISA에 가입할 수가 있답니다. 영국에선 2011년부터, 일본에선 올해부터 어린이나 청소년 명의로도 ISA에 가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습니다. 이걸 주니어 ISA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투자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첫 번째입니다. 현재 노년층에 쏠려있는 금융자산을 차츰차츰 젊은 세대로 가져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게 두 번째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장기투자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도 있어요. 투자는 오늘 돈을 집어넣고 몇 달 뒤 큰 이익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하면 안 됩니다. 장기간 투자해서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을 다 겪은 뒤 적당한 소득을 올려 여러분의 대학등록금이나 결혼 자금으로 쓸 생각을 해야 합니다. 한국에선 아직 주니어 ISA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어른들의 ISA가 잘 정착되면 여러분이 어른이 되기 전에 도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제 ISA가 뭔지 감이 오나요. 여러분이 어른이 됐을 때는 그냥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형태로는 재산을 불리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지금부터 다양한 투자 방식에 대해 공부해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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