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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 24경기서 13골...'신태용의 황태자' 문창진

중앙일보 2016.03.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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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A매치`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친선경기 아프리카 강호 알제리전이 2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됐다. 문창진이 박인혁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시도, 한국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박인혁과 환호하고 있다.고양=양광삼 기자

"내 선수 시절과 가장 비슷한 선수를 꼽으라면 문창진이다."

신태용(46)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한국축구 A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황태자가 이정협(25·울산)이라면 '신태용의 황태자'는 단연 문창진(23·포항)이라 할 만 하다.

올림픽대표팀 미드필더 문창진은 지난 28일 고양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45분만 뛰고도 2골을 기록하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문창진은 후반 14분 아크 부근에서 화려한 발재간으로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9분에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왼발 쐐기골을 터뜨렸다.

문창진은 지난 25일 알제리와의 첫번째 평가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뽑아냈다. 올해 올림픽대표팀이 치른 8경기에서 7골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올림픽로 24경기에 출전, 13골을 터뜨렸다. 2경기당 거의 1골씩 넣은 셈이다. 그래서 문창진은 신태용 감독의 총애를 받는다는 뜻에서 '신(申)의 남자'라 불린다.

신태용 감독은 "창진이는 축구센스와 볼을 다루는 모습이 날 빼닮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선수 시절 K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였다. '그라운드의 여우'라 불린 신태용은 K리그에서 99골·68도움을 기록하며 성남의 6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문창진(1m70cm, 63㎏)은 신태용 감독(1m74cm, 67㎏)처럼 체격이 크지 않지만 득점력을 갖춘 플레이메이커다. 반 박자 빠른 플레이를 펼치고, 공수 연결고리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문창진은 신태용이 선수 때 그랬던 것처럼 당돌한 플레이를 펼친다. 문창진은 2014년 요르단과의 아시아 22세 이하 챔피언십 3-4위전 승부차기에서 발끝으로 볼 밑부분을 들어올려 골키퍼 타이밍을 뺏는 파넨카킥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지난해 6월 프랑스와 평가전에서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파넨카킥을 시도했지만 또 실패했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불가능한 플레이다.

문창진은 29일 "평소 성격이 내성적이다. 황선홍 전 포항 감독님이 '얌전하게 볼을 차지 말고 당찬 플레이를 하라'고 조언해주셨다. 2013년부터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물론 다시는 파넨카킥을 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창진에게 올해 8월 리우올림픽은 특별하다. 그는 2012년 아시아 19세 이하(U-19) 선수권에서 4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이듬해 터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7월에는 무릎을 크게 다쳤다.

부상에서 돌아온 문창진은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4골을 넣으며 한국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이끌었다. 특히 요르단과 8강, 카타르와 4강 등 중요한 경기마다 골을 터뜨리며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

신태용 감독은 "창진이가 지금처럼만 해주면 올림픽에서 큰 사고를 칠 것"이라고 말했다. 문창진은 "신 감독님이 추구하는 공격축구와 내가 원하는 축구가 잘 맞는다.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23세 초과선수) 손흥민(24·토트넘) 형과 호흡을 맞춘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내게 올림픽은 월드컵 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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