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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취약시설 재난보험 확대, 국민의 참여 절실

중앙일보 2016.03.29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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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2008년 1월 경기도 이천에선 냉동창고 화재로 4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2014년 12월엔 고양터미널 화재 사고로 39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처럼 물류창고와 여객터미널 등은 언제든 대형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재난 취약시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재난 의무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돼 안전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월 사회재난보험을 확대하는 내용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개정했다. 기존 백화점과 산후조리원·노래연습장 등에만 적용되던 사회재난 배상책임 의무보험을 여객터미널과 물류창고·박물관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큰 시설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재난 유발자와 피해자 간에 보상에 따른 갈등 요인을 미리 제거할 수 있게 됐다. 보험이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연결 고리를 끊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국민안전처는 사회 안전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보험 확대 등 다양한 재난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자 했다.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등 국민들이 안전사회로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 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예기치 못한 사회재난 발생 위험은 상존한다.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가해자의 능력만으론 충분한 보상이 쉽지 않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2차적인 경제적 고통을 겪게 되는 등 사회적 갈등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런 갈등 해소를 위해 도입된 재난보험으로 재난 유발자인 시설 관리자는 피해자에 대한 배상 능력을 확보할 수 있고 이용객은 안심하고 그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재난보험은 이미 해외 여러 나라들이 시행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철도·가스·상하수도·스키장 등의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주정부 차원에서도 레스토랑·호텔·야영장 등 다중 이용시설은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사업 허가의 전제조건으로 보험가입 증서를 요구하는 등 피해자가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법적 환경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들 선진국에서 재난보험 체계가 안착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국민 스스로 재난 대책에 큰 관심을 갖고 보험 가입 등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내년 1월 본격 시행되는 사회재난 의무보험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도 국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정부도 보험개발원과 협의해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등 국민의 보험 가입을 돕기 위해 각계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

민간보험사들도 상반기 중 방재 컨설팅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재난 예방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이처럼 민간이 재난 관리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진전이 될 것이다. 재난보험이 불안을 안심으로 바꾸는 필수보험이자 최후의 사회안전망으로서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도록 국민 모두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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