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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뉴스] 새누리 '2020년까지 달 탐사' 공약

중앙일보 2016.03.28 06:57 종합 2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새누리당 "한반도 최초로 달 탐사 성공시켜 우주 강국 실현하겠다" 절반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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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달 착륙선 모형. [중앙포토]

선거는 말(言)이다. 정치 시장엔 후보자의 말, 운동원의 말, 정부의 말이 뒤섞인다.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홀리는 말들을 검증해야 하는 건 중요하다. 팩트체커(Fact Checker) 뉴스는 기자가 팩트체커가 돼 발언이나 정책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판단하는 사실 검증 뉴스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새누리 지난 대선 공약 재탕
“일정 빠듯, 불가능하진 않아” “돈 쏟아부어도 되는 건 아냐”

 첫 회는 새누리당의 공약집 48페이지다. “한반도 최초로 달 탐사를 성공시켜 우주 강국을 실현하겠다”(2020년까지). 가능할까.

 ①추진 상황=새누리당은 네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75t급 엔진 개발, 300t급(3단형 로켓) 한국형 발사체 독자 개발 ▶시험용 달 궤도선 개발·발사 ▶미 항공우주국(NASA)과 달 탐사 기술협력 위한 국제협약 체결 ▶달 궤도선·착륙선 자력 개발, 발사다. 꿈같은 얘기지만 정부에서 실제 추진 중인 사업들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12월 31일 “달 탐사를 내년부터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에서 ‘달 탐사 1단계 개발 계획안’도 의결했다. 2016~2018년엔 시험용 달 궤도선을 NASA와 함께 개발·발사하고, 2018~2020년엔 자체 기술로 개발한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한국형 발사체로 쏘아 올리는 게 목표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2단계(2015년 8월~2018년 3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소형차 80여 대를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75t 액체 엔진 개발이 목표다. 달 탐사에 성공한다면 미국·러시아 등에 이어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②소요 예산과 기술=올해 200억원을 시작으로 3년간 1978억20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별도다. 발사체 개발에만 2010년 3월~2021년 3월 동안 1조9572억원이 투입된다. 지금까진 계획대로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한국형 발사체는 2019년 말 첫 발사될 예정이다. 하지만 성공 확률은 높지 않다.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원장은 “첫 발사 성공률은 우주 선진국도 33~34%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주개발 분야에 가장 앞서 있는 미국과의 기술 협력도 관건이다. 발사체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 있어 미국이 기술 전수를 꺼린다.

2013년 1월 30일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을 올려놓은 나로호의 로켓 기술도 러시아에 의존했다. 우주 방사능과 심(深)우주 통신기술 등 개척해야 할 분야가 많다. 예산도 넉넉지 않다. 미국은 연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의 30% 정도를 우주개발에 투자하지만, 한국은 올해 고작 3.9%(7464억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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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I 최기혁 달탐사사업단장은 “예산만 예정대로 나온다면 일정이 빠듯하지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우주공학 전문가는 “로켓 개발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고, 정부의 일관된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만 쏟아붓는다고 되는 건 아니다”며 고개를 저었다.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판단한다.

“절반만 진실”.

더 큰 문제는 이 공약이 ‘재탕’이자 ‘무임승차’란 점이다. 2012년 대선을 사흘 앞둔 12월 16일 TV토론회에서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이미 “2025년 달 착륙선 계획이 있는데 2020년까지 앞당기려 한다. 2020년 달에 태극기가 펄럭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 뒤 2013년 11월 미래부는 박 대통령의 약속대로 달 탐사 계획을 5년 앞당겼다. 그걸 2016년 4월 총선에서 그대로 써먹고 있다. 

박유미·강기헌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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