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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5번 유승민 “다른 후보 지원에 최선”

중앙일보 2016.03.26 05:00 종합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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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을 입은 무소속 유승민 후보가 25일 대구 불로동 시장에서 주민과 이야기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25일 오후 대구 동을 선거구에 대한 새누리당의 무공천 결정이 확정되자 무소속 유승민 의원 선거사무소는 지지자들의 흥분된 목소리로 가득 찼다. 하지만 오후 6시 사무소에 도착한 유 의원의 표정엔 여유와 함께 아쉬움이 섞여 있었다.

무소속 권은희·류성걸과 후보 등록
표정엔 여유와 아쉬움 함께 섞여


유 의원은 취재진과 지지자들에게 “탈당한 상황에서, 그것도 지역구의 당사자로서 당 결정에 대해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며 “끝까지 겸손하게 열심히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탈당할 때 말씀드렸던 그 심정은 그대로다”고 했다. 한 측근은 “계속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 의원은 대구 동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들러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대구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권은희(북갑)·류성걸(동갑) 의원과 함께 등록해 유승민계 중심의 ‘대구비박연대’를 가시화했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기본적으로 (다른 후보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무공천 결정 이후엔 “제가 (권·류 후보를) 도와드릴 방법이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연대의지를 더 분명히 했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출마가 원천 봉쇄되면서 자신의 지역구 선거운동엔 한층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때 유 후보는 무투표 당선자가 될 뻔했다. 오후 4시까지 유 후보 외에 다른 후보가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승천 전 대구 동을 지역위원장이 마감 직전 후보로 등록하면서 겨우 양자 대결이 벌어지게 됐다. 유 의원의 기호는 5번으로 확정됐다.

이날 오전 유 의원은 지역구 내 불로동 전통시장을 찾았다. 탈당 후 첫 현장 선거운동이었다. 취재진과 방문객, 상인들로 길이 막혀 30분 넘게 혼란이 빚어졌다. “유승민 온다카이. 옛날 김영삼이 왔을 때 맹쿠러 (혼잡스럽게) 됐네”라는 말이 인파 속에서 나왔다. 모자가 달린 봄 점퍼를 입고 나타난 유 의원은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힘내고 (새누리당의 비난은) 신경 쓰지 마래이. 이제 민주화 다 됐는데 바른 말 하는 사람도 있어야재.” 이렇게 말한 상인 고광립(79)씨의 손을 유 의원은 한참 동안 놓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씨는 “뉴스 보면 지들끼리 진박이니 뭐니 싸워싸코, 짜증 난대이. 사람(유 의원) 뒤지라고 밟는 게 어딨노”라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시장에서 만난 시민들도 새누리당 공천 잡음을 한결같이 비판했다. 축산물 상인 박영순(48)씨는 기자에게 “유승민이든 이재만이든 잘 골라서 보내 주면 되는데 자꾸 이한구는 당이랑 맞네 안 맞네 왜 그런 얘기만 해요?”라고 물었다.

대구=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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