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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길 막힌 이재만 “온몸에 경련, 정말 분하다”

중앙일보 2016.03.26 04:30 종합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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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지하 계단을 이용해 나와 자신의 차량에 오르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오후 최고위에서 무공천 결정으로 출마가 무산된 이재만(대구 동을) 예비후보가 여의도 당사 대표실의 문고리를 잡은 채 항의하고 있다. [사진 김현동 기자]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졌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으로 총선 출마길이 막힌 이재만(대구 동을)·유재길(서울 은평을)·유영하(서울 송파을), 세 후보 얘기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으로 공천을 받았지만 김무성 대표의 문제 제기로 25일 오후 최고위에서 의결되지 못해 졸지에 무공천된 세 후보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후보 등록 기간(24~25일)에는 탈당이나 당적 변경이 불가하다는 법 규정에 따라 이들은 무소속 후보로도 출마하지 못한다.

무공천 결정 날벼락 맞은 3인
유재길 “민형사상 대응할 것”


이재만 후보는 최고위 직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에게 “김 대표가 이런 식으로 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정말 분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후보의 대구 선거사무소에선 “차라리 야당 후보를 도와주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직원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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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길 후보도 “총선에 출마할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법률적 검토를 마치는 대로 민형사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유재길 후보는 전날(24일) 김 대표의 기자회견 문구를 문제 삼았다. “당을 억울하게 떠난 동지들이 남긴 ‘정의가 아니고 민주주의가 아니다. 불공정하기 짝이 없는 밀실공천에 불복하겠다’는 말씀이 비수로 꽂힌다”고 한 대목이다. 그는 “김 대표에게 ‘그렇다면 정치 신인의 참정권을 가로막는 것은 정의냐’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세 후보 중 유영하 후보는 승복 의사를 밝혔다. 그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지지자들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서 “당의 결정에 개인적 소회가 없을 순 없지만 당에서 내린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애초부터 개인적인 욕심을 가지고 정치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세 후보와 달리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영순(서울 송파을) 전 송파구청장,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 등은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 됐다.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힘겨운 일전을 치를 수도 있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김 전 구청장은 “새누리당에 잘못된 일을 바로잡으려는 세력이 있다는 게 확인됐다. ”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글=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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