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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언제 가입해야 유리할까] 넉넉하게 6개월~1년 기다릴 만

온라인 중앙일보 2016.03.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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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중앙포토

회사원 한모(42)씨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언제 가입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증권사 직원과 상담해 보니 “출시 기념 경품 이벤트 참여와 고금리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투자 기회를 잡으려면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씨도 처음엔 증권사 직원 말대로 출시일(3월 14일)에 가입하려 했다. 어차피 가입할 거라면 선물도 받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한씨는 바로 가입하지 않았다. 그의 아내가 “잘 모르는 금융상품인데 좀 더 알아보고 나중에 가입하자”며 말려서다.
 
준비 소홀한데 가입자 유치 경쟁만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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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씨 같은 고민을 하는 투자자라면 ISA를 어떻게 운용할지를 먼저 결정해야 투자 시기를 정할 수 있다. 저위험 상품인 예·적금 중심으로 연 3% 이내의 수익률과 비과세 혜택 정도만 원한다면 굳이 기다릴 필요 없이 빨리 가입해 특판 혜택을 누리는 편이 낫다. 채권형펀드·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중위험(연 수익률 3~6% 목표) 상품 중심으로 투자할 거라면 좀 미루는 게 좋다. 출시 3개월이 지나야 금융회사별 ISA 수익률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금융사 운용 실력, 수수료 파악까지 시간 걸려 … 5월부터 ISA 계좌 갈아타기도 가능


어느 금융회사가 수익을 잘 내는지를 지켜본 뒤 6~7월에 가입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6월 중순 이후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에 수익률 비교공시 시스템을 만들어 은행·증권사의 ISA 수익률을 공개하기로 했다. 대상은 금융회사가 고객 자산을 알아서 굴려주는 일임형 ISA다. 신탁형 ISA는 고객이 투자상품을 고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따로 수익률을 공개하지 않는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SA 출시 초반 양상을 보면 금융회사가 준비가 덜 돼 있는데도 시장 선점을 위해 과도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과 비과세 혜택을 누리려는 투자자라면 이벤트에 얽매이지 말고 제도가 안착된 뒤 천천히 가입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임형 ISA를 통해 주식형펀드 등의 고위험상품(연 수익률 6~10% 목표)에 투자하기 원한다면 금융회사 간 중장기 운용 실력을 평가하는 차원에서 6개월~1년을 기다렸다가 가입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장화탁 동부증권 주식전략팀장은 “금융회사가 보통 6개월에 한 번씩 하는 일임형 ISA의 자산 재배분(리밸런싱)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출시 후 첫 석 달 간 높은 수익률을 냈더라도 이후 리밸런싱을 잘못하면 수익률이 나빠질 수 있다. 반대로 초반 수익률은 좋지 않았더라도 리밸런싱을 통해 장기 수익률을 회복하는 금융회사도 나올 수 있다. 초반 수익률만 보고 우열을 쉽게 가릴 수 없는 이유다.
 
초반 수익률로는 우열 가리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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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을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수익률 말고도 여럿 있다. 아직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은 ISA 수수료가 대표적이다. 저금리 시대에는 수수료가 수익률만큼이나 중요하지만 전체 은행·증권사의 수수료를 비교해보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금융투자협회의 수수료 비교공시시스템이 다음달 4월쯤 오픈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별로 수수료 부과체계가 다른데도 소비자가 일일이 금융회사에 연락하지 않으면 수수료를 비교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일임형 ISA의 경우 여러 증권사가 이중 수수료 부과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계좌 수수료(0.1~1%) 말고도 개별 상품별 수수료를 추가로 받는 형태다. 신탁형 ISA의 경우 계좌 수수료는 없이 개별 금융상품에만 수수료를 붙이는 곳이 많다. 그러나 수수료는 금융회사마다 다르다.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KEB하나은행은 0.2%의 수수료를 받는데 비해 KB국민은행은 0.5~0.7%를 받는다.

은행이 아직 일임형 ISA를 출시하지 않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의 일임형 ISA가 출시되면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다. 현재는 투자일임업 자격을 갖춘 19개 증권사만 일임형 ISA를 판매하고 있다. 굳이 증권사의 일임형ISA만 비교한 뒤 서둘러 가입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각 은행이 금융감독원로부터 투자일임업 등록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르면 4월 말에 일임형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일임형 ISA 출시가 늦어진 건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기존의 불가 방침을 바꿔 은행의 일임형 ISA 판매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은행으로서는 출시일인 3월 14일에 맞춰 일임형을 내놓기엔 준비기간이 부족했다.

일임형 ISA의 온라인 판매가 4월에나 허용되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요인이다. 아직 온라인 판매의 법적 규제를 해소하는 관련 규정(금융투자업감독규정)이 개정되지 않았다. 이 규정은 3월 말까지 예고기간을 거쳐야 개정될 수 있다.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면 금융소비자가 은행 지점에 가지 않고도 컴퓨터를 통해 편리하게 일임형 ISA에 가입할 수 있다. 각 금융회사가 투자위험도에 따라 제시한 10여 개의 모델 포트폴리오 중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고르면 금융회사가 이에 맞는 상품을 골라 자산을 운용해준다. 이와 달리 신탁형은 은행 직원이 투자자의 지시를 받아 자산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 창구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4월부터 일임형 ISA 온라인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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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가입을 무작정 늦추면 안 된다. 가입할 생각이 있다면 2018년까지 가입해야 한다. ISA는 조세특례제한법의 일몰 조항에 따라 3년 간 한시적으로 출시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2018년 이후 연장 여부는 그 때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달려 있다. ‘일단 소액만 가입한 뒤 나중에 본격 투자하겠다’는 전략도 좋지 않다.

ISA는 가입 시점부터 5년 간만 비과세 혜택을 준다. 더구나 연간 가입한도 2000만원, 5년 간 총 가입한도는 1억원으로 정해져 있다. 일단 가입하면 처음부터 부지런히 투자금을 늘려야 비과세 혜택도 그만큼 늘어난다. 예를 들어 처음 4년 간 100원만 넣어놓고 휴면상태로 방치했다면 5년째에는 20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5월부터는 ISA 계좌 갈아타기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ISA 출시 초반에 가입했더라도 수익률이 좋지 않거나 수수료가 높다고 판단하면 다른 금융회사 ISA로 바꿀 수 있다. 물론 한 금융회사에서의 투자방식 교체(신탁형→일임형, 일임형→신탁형)도 가능하다.

ISA 출시 초반엔 일임형보다는 신탁형, 증권사보다는 은행에 가입자가 몰리는 양상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ISA 출시 첫 날인 3월 14일 하루 동안 32만2990명이 1095억원을 넣었다.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34만원이다. 업권별로는 가입자의 97%는 은행에서 가입한 데 비해 증권사 가입자는 전체의 3%에 그쳤다.

유형별로는 전체 가입자의 99.8%가 신탁형에 가입했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영업망이 많은 은행에서 현재 신탁형만 판매하고 있는데다 예·적금 같은 안전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신탁형에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탁형은 분산투자 규제가 없어 예금 같은 하나의 상품에만 투자할 수 있지만 일임형은 ‘동일자산 50% 이내, 동일종목 30% 이내’라는 원칙에 따라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안 과장은 “향후 수익률과 모델 포트폴리오가 비교 공시되면 일임형 ISA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신의 투자성향도 고려해야

전문가들은 ISA를 가입할 때 금융회사의 설명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알아본 뒤 가입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ISA는 1인 1계좌이기 때문에 단순히 비과세 혜택뿐만 아니라 자신의 투자성향과 금융회사의 운용능력을 꼼꼼히 살핀 뒤 계좌를 개설할 금융회사와 투자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회사가 계좌 늘리기 경쟁보다는 장기적으로 투자자에게 신뢰를 쌓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회사가 고객의 ISA 자산배분에만 신경쓸 게 아니라 전체 고객 자산 중 ISA 편입 비중까지 자문해주는 정성을 보인다면 5년 간 ISA를 해지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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