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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유승민에 "우리 당 모욕하고 침 뱉으며 자기정치하러 떠나"…이재만 공천

중앙일보 2016.03.24 10:58
 
24일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20대 국회를 제대로 만들도록 해야하는 중대한 선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 당을 모욕하고 침을 뱉으며 자기정치를 위해 떠났다"고 비판했다. 전날 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한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10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유일하게 (공천을 하지 않고) 남아있던 대구 동구을의 후보자로 이재만 후보자가 결정됐다"며 "(오전) 11시에 열리는 최고위원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예정됐던 최고위는 이 위원장의 발표에 앞서 연기된 상태다.

이 위원장은 작정한듯 유 의원을 향해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는 "어제는 한 의원이 당을 떠나며 정의와 원칙을 주장했다. 권력이 자신을 버렸다며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했다. 정치인들이 자기정치를 합리화하기 위해서 이런 가치들을 함부로 가져다 인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국민 앞에 함께 약속했던 정치를 책임지고 구현해야 하는데 국민들이 맡긴 책임의 무거움을 회피하며 야당과의 손쉬운 타협의 길만을 선택한 지도자들도 있다"며 "그 분은 버려진 것이 아니고, 그 분 스스로가 국민이 부여한 집권여당의 무거운 책임을 던져버렸다"고 했다. 유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국회법 등을 두고 청와대와의 마찰을 빚은 상황이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는 의미다.

이 위원장은 또 유 의원을 향해 "우리 당에 입당한 이래 꽃신을 신고 꽃길만을 걸어왔고, 우리 당은 텃밭에서 3선의 기회를 주고 늘 당의 요직을 맡겼다"며 "그토록 혜택을 받았던 당을 버리고 또 오늘의 정치인의 위치를 만들어주고 도와주던 선배·동료에 인간적 배신감 던져줬다"고 성토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그간 공천 과정에서 느낀 소회도 전달했다. 그는 "공천을 받지 못하신 분들은 나름 억울하기도 하고 또 하고싶은 말씀도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20대 국회의 구성이 과거 어느 때와는 분명히 달라야 된다는 그런 역사적인 인식을 갖고 공천을 하다보니까 친소관계를 넘어설 수밖에 없었다 하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의 마찰에 대해선 "개혁과 혁신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었지만 공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히 당내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서는 국민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지금까지 공천과정의 여러가지 허물은 공천관리위원장이 지고 떠나간다"고 마무리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우선 오늘 우리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 말씀드리겠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대구 동구을의 후보자로 이재만 후보자가 결정이 됐다. 그래서 이따 11시에 아마 최고위원회에 논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제가 이제 다 대강 끝났기 때문에 공천을 마무리하면서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한 말씀 드리려고 그런다. 공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공관위원장으로서의 소회를 간단하게 말씀드린다.

먼저 공천을 받으신 분들께는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아깝게 낙천하신 분들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공천을 받지 못하신 분들은 나름 억울하기도 하고 또 하고싶은 말씀도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은 공천을 못받으신 분들 중에는 저하고 오랜 세월 친구관계를 유지하셨던 분들도 상당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론 저는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만 20대 국회의 구성이 과거 어느 때와는 분명히 달라야 된다는 그런 역사적인 인식을 갖고 공천을 하다보니까 친소관계를 넘어설 수밖에 없었다 하는 점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어쨌든 많은 분들이 공천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총선승리를 위해서 마지막까지 헌신하겠다는 성숙한 인격을 보여주신데 대해서 감사드린다. 정치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감동시키는 것은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니다. 이런 분들이 묵묵히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무언의 헌신과 희생이야말로 더 나은 정치를 만드는 밑거름이자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어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당 대표와 공관위 간의 마찰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개혁과 혁신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었지만 공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히 당내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점에 대해서는 국민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더 나은 후보를 보여주기 위해서 또 더 공정한 경쟁을 시키기 위해서 기존 시스템의 모순점은 고쳐야 된다하는 그런 인식하에서 감내해야하는 진통이 혼선으로 비춰진 점은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공천과정에서 큰 감동을 드리지는 못했지만 157명의 현역의원 중에서 스스로 불출마하신 12명을 포함해서 총 66명의 현역을 교체하는 인물 교체를 통해 국민들께 20대 국회 희망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목표에는 미달하지만 주어진 틀 속에서 현역을 바꿀 수 있는 룸이 불충분한 가운데서 이뤄내기위해서 노력을 했다하는 점은 이해해주시기 바라겠다.

공천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할 헌법적 가치, 정치인이 지켜야하는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 국민에 대한 예의같은 중요한 가치들이 개인의 유불리한 이익에 따라서 크게 전도되고 왜곡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제는 한 의원이 당을 떠나며 정의와 원칙을 주장했다. 권력이 자신을 버렸다며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했다. 정치인들이 자기정치를 합리화하기 위해서 이런 가치들을 함부로 가져다 인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념과 가치 중심으로 뭉쳐야 할 책임정당에서 국회의원 한번 더하기가 인생 목표인냥 생각을 하거나 내무반에서 서로 총질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 강자를 비판하고 자기를 부각시키는 방법, 본인은 정치적 희생양 행세를 하는 것도 시급히 청산해야될 구태정치다.

어떤 지위를 맡는다는 것은 그 지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맡긴다는 것이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국민 앞에 함께 약속했던 정치를 책임지고 구현해야된다.

그러나 국민들이 맡긴 책임의 무거움을 회피하며 야당과의 손쉬운 타협의 길만을 선택한 지도자들도 있다. 본인의 행동을 따뜻한 보수니 정의로운 보수니 그럴듯한 말로 미화하고 오히려 자신만의 잣대를 국민들한테 설득하려고 했다. 그분은 버려진 것이 아니다. 그분 스스로가 국민이 부여한 집권여당의 무거운 책임을 던져버렸다.

당의 정체성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몇 가지 단적인 예로, 우선 4년 내내 국정발목만 잡고 국가 위기를 해결을 방해하던 야당들한테는 박수갈채를 받고, 집권여당의원들은 침묵시키는 그런 행동을 하면서 어떻게 당의 정체성 위반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정부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막아서는 법을 정부가 그토록 만류함에도 불구하고 어거지로 통과시켜서 기어코 대통령 비토권을 발동하도록 만든 것은 당의 정체성 위반이다. 또 '청와대 얼라', 이런식의 발언도 그 뒤에 이어지는 여러가지 행동도 이해받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당에 입당한 이래 꽃신을 신고 꽃길만을 걸어왔다. 우리 당은 텃밭에서 3선의 기회를 주고 늘 당의 요직을 맡겼다. 지금, 아니죠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 우리나라는 총체적 위기에 대처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제대로 정부가 대처하도록 하려면 정부한테 충분한 힘을 실어주는 20대 국회가 만들어져야 국민들을 안전하고 민생을 증진시킬 수 있다. 20대 국회를 제대로 만들도록 해야하는 중대한 선거를 맞이하고있는 우리 당을 모욕하고 침을 뱉으며 자기정치를 위해 떠난 것이다.

국회의원 한번 더 하기가 그리 중요한 것입니까. 당의 정체성, 그토록 혜택을 받았던 당을 버리고 또 오늘의 정치인 위치를 만들어주고 도와주던 선배 동료에 인간적 배신감 던져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을 아껴주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스스로를 반성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분만이 문제는 아니다. 몇분의 다선 의원들도 비슷한 얘기를 할 수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섭섭한 마음이 들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기준에 입각해서 공평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또 본인은 특별한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보다 나은 후배가 있는 경우에는 자리를 양보해주는 것이 선배 정치인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도 이제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될 때가 됐다, 그런 생각을 한다.

20대 국회는 정말로 중요한 국회다. 정말로 미래를 생각하고 세계를 생각하고 문화창달을 생각하는 그런 인재들이 대거 진입을 해야 일본같은 잃어버린 20년을 피할 수 있고 선진국이 될 수가 있다. 일본의 경우 잃어버린 20년의 가장 큰 요인은 뭘까, 정책적인 과오도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정치가 안정이 되지 못하고 주도세력이 없이 흘러흘러 가다가 저렇게 된 것이다.

우리는 같은 길을 가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 어떻게든지 훌륭한 분들을 모셔서 새로운 미래에 대비를 하고 세계를 향해서 뛰도록 그렇게 국회를 개혁해야되는 그런 사명감을 갖고 공천개혁에 임했던 것이다. 비록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습니다만 노력은 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정말 정치 선배들이 좀 더 포괄적으로 나라를 생각하는 태도를 보여줬으면 얼마나 좋았겠나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어쨌든 당내에서도 특히 지도부와의 관계에서도 매끄럽게 일이 처리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지도부를 탓할 생각 없다. 그분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공천과정의 여러가지 허물은 공천관리위원장이 지고 떠나간다. 이제 과거는 훌훌 털어버리고 당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국민 행복을 위해서 앞으로 전진해나가기 바란다. 특히 지도부한테 부탁드린다. 사랑으로 지켜봐주신 국민여러분, 격려와 질책을 아끼지 않으신 당원동지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감사하다.


박유미·김경희 기자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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