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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York Times] 동식물 멸종을 막을 글로벌 해법은

중앙일보 2016.03.23 00:55 종합 29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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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

1940년 여름. 당시 열한 살이던 나는 워싱턴DC의 저소득층 아파트에서 살았다. 조금만 걸으면 국립 동물원에 갈 수 있었고 삼림이 우거진 록크릭 공원도 지척에 있었다. 나는 하루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내며 동물들을 구경했고 나비를 잡기도 했다. 그러면서 끝없이 눈앞에 펼쳐지는 다양한 생명의 세계를 꿈꿨다.

76년 뒤인 지금도 나는 그 꿈을 간직하고 있다. 생물 다양성은 퍼 올릴수록 물이 많아지는 ‘마법의 우물’과도 같다. 그런데 내 오랜 꿈이 위험에 처했다. 우리는 환경오염과 물 부족, 경작지 소실 같은 기후변화 문제만 걱정했다. 반면 생물종 보존에 대해선 간과해왔다. 이는 엄청난 전략적 실수다. 지구의 생명환경을 구하면 물리적·비생명 환경도 구할 수 있다. 서로가 의존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우리가 물리적 환경만 신경 쓰면 결국 둘 다 잃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지구에 살아 있는 유기체 중 알려진 종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자. 이 분야에서 인류의 지식은 한심할 정도로 적다. 지금까지 약 200만 종이 발견돼 라틴어 학명을 받았다. 그러나 박테리아나 세균류 미생물을 빼더라도 적어도 1000만 종 넘는 생물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6만3000종이 발견된 척추동물과 27만 종이 발견된 화훼 식물을 제외하면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이들 생명체는 자연의 근간을 이루며 지구를 꾸려가는 소중한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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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포함해 지구 전체의 생물 다양성 지도를 만드는 작업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다. 과학자들이 생물 다양성을 밝혀내는 속도는 말도 안 될 만큼 느리다. 매년 발견되는 새로운 종의 숫자는 1만8000개에 불과하다. 이런 속도로 연구가 이어지면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종 전체를 보여주는 지도는 23세기에 가야 완성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 세계 생물 멸종률을 언급해야겠다. 화석과 유전학 연구로 얻은 정보들을 바탕해 계산한 연간 생명 멸종률은 수백만 년 전 인류가 지구에 출현하기 전의 멸종률보다 1000배 이상 높다.

생물 멸종이 가장 흔한 지역은 열대지방 나라들이다. 특히 열대우림 섬 지대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1895~2006년 사이 57개 생물종이 멸종했다. 토종 민물고기들도 다수 멸종됐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멸종률은 인류의 등장 이전과 비교했을 때 900배 가까이 높다.

당황한 미국은 전 세계적 차원의 자연보호 운동에 나섰다. 그 결과 자연 위기에 대한 인류의 인식이 제고되고 생물종 보존에 도움이 되는 연구가 다수 나왔다. 이런 노력으로 생물의 멸종 속도가 다소 늦춰졌다. 하지만 멸종으로의 행진이 완전히 멈춰지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인류의 생물종 보존 노력은 전 세계 척추동물의 20%에 해당하는 멸종 위기종에 집중돼 왔다. 그 덕분에 이들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21세기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음울하다. 글로벌 자연보호 운동은 교통사고 부상자를 치료하는 응급실 외과 의사에 불과하다. 환자의 출혈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며 축하할 수 있지만, 그 환자는 다음 날 아침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다음 세대가 육지와 해양, 대기의 생태계가 평형을 이루게끔 만드는 기막힌 기술을 고안해내지 못하는 한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 세계는 영영 사라져버릴 위험에 처해 있다. 인류가 바로 지금 생물종 보존을 위해 확실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이유다.

생물종 절멸 사태를 막을 합리적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아프리카에서 발원한 인류가 다른 대륙으로 퍼져 나가기 전의 수준으로 생물 멸종률을 낮추는 것이다. 인류가 지구를 야금야금 장악하면서 다른 생명체들은 서식지를 빼앗겼다. 이것이 생물 다양성 손실의 가장 큰 이유다. 인류는 지금까지 구상했던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은 자연 서식지를 보존해야 한다. 땅 욕심에 눈이 멀어 다른 생명체의 터전을 뺏는 일을 중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지구의 생태계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멸종률을 낮출 수 있다.

아직까지 살아남은 생물종의 90%를 구하려면 육지 15%, 바다 3%로 규정된 현재의 자연보호 구역을 획기적으로 늘려 육지·바다 각각 50% 수준으로 만드는 것만이 유일한 방안이다. 나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이 주장해온 대로 전 세계 곳곳에서 상대적으로 원시 자연의 모습을 지켜온 지역들을 선택하면 육지와 바다 면적의 절반을 보존할 수 있다. 그곳에 살아온 원주민들은 전통적 생활 방식을 유지하게 해주면 된다. 이런 방식의 자연 보존은 미국 정부가 국립·주립 공원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실시한 테스트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인류와 다른 생물종의 지속적 공존을 겨냥한 이 같은 조치는 우리 모두를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과제다.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이 조치가 성공하면 인류는 엄청난 혜택을 얻게 된다. 옛날 동물원을 즐겨 찾던 한 소년이 꾸던 꿈은 지속될 가치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

◆원문은 중앙일보 전재계약 뉴욕타임스 신디케이트 3월 12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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