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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은 군주” 비판했던 친노진영, 문재인 나서자 “김 대표께 맡겨야”

중앙일보 2016.03.22 03:05 종합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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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공천으로 ‘홍역’을 치른 21일 문재인(사진) 전 대표는 침묵했다. 측근들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직접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해찬 의원의 공천 배제 때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에게 전화했던 것과는 달랐다.

손혜원, 문-김 사이 메신저 역할

문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해찬 의원 공천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비상대책위원회가 풀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김 대표와 갈등으로 비칠 입장은 절대 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김 대표 및 문 전 대표와 이날 오후 잇따라 통화하면서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손 위원장은 문 전 대표의 측근이면서 김 대표와도 가깝다. 문 전 대표는 손 위원장에게 비례대표 공천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측근들이 주장했으나 공교롭게 친노진영에선 오후부터 “논란이 오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제히 나왔다.

원외 인사들까지 태도가 달라졌다. 전날 페이스북에 김 대표를 ‘군주적 리더십’이라 비판했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김 대표의 비례 순위는 그분에게 맡기는 게 예의”라고 적었다. 21일 오전 트위터에 “후안무치도 유분수”라고 비난하는 글을 썼던 문성근 전 민주통합당(더민주 전신) 대표 권한대행도 오후 트위터에 “김 대표의 비례 2번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겐 승리가 목표”라는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은 오전부터 비판 목소리를 자제하고 김 대표의 공천안을 지지했다. 익명을 원한 수도권 의원은 “더민주는 이미 운동권 출신으로 비대한 정당”이라며 “비례 상위에 중도층을 넣은 것은 옳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최민희 의원도 “김 대표가 자신의 상위권 공천을 승리의 길이라고 결정했다면 그런 정무적 판단까지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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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반발은 주로 ‘범주류’인 운동권 인사들에게서 나왔다. 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우원식 의원)는 긴급 성명을 내고 “비례대표 공천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중진 의원들(박병석·원혜영·유인태·이석현·정세균·추미애)도 성명을 내놓았다. 이들은 “여러 논란으로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후보에 대해선 재검토를 해야 한다”면서도 ‘김종인 비례 2번’에 대해선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김 대표가 진짜로 선거에 손을 놓아 버리면 공멸이란 위기감이 친노진영에 먼저 전달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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