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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따뜻했네

중앙일보 2016.03.19 00:16 종합 19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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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감정론
애덤 스미스 지음
김광수 옮김, 한길사
760쪽, 3만5000원

애덤 스미스(1723~90)는 경제학자 이전에 도덕철학자였다. 최근 새로 번역된 『도덕감정론』은 스미스가 36세에 펴낸 첫 저서다. 글래스고 대학과 옥스퍼드대 베일리얼 칼리지에서 그리스·로마의 고전과 언어학을 공부한 후 28세에 글래스고대 교수가 되어 가르친 과목이 도덕철학이었으며, 그 강의를 바탕으로 『도덕감정론』(1759년)을 펴냈다. 53세에 펴낸 경제학 분야의 대표작 『국부론』과 함께 두 책은 스미스를 이해하는 쌍두마차다. 그의 묘비에는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저자 여기 잠들다”라고 쓰여 있다.

스미스는 윤리학과 경제학을 아우르며 ‘좋은 삶’을 모색했다. 좋은 삶을 위해서 경제적 풍요는 기본 조건이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가 다는 아니다. 경제활동을 혼자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개인이 사회에서 경제 활동을 할 때, 공감·도덕·협력이 존중되면 그 사회공동체는 번영할 것이고, 반대로 불신·갈등·폭력이 만연하면 그 공동체는 쇠락할 것이라는 게 스미스의 생각이다.

『도덕감정론』에서 스미스는 도덕을 의식하고 실천하는 감정이 인간 본성에 내재한다고 봤다. 이성이 아니라 감정을 중시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는 도덕감정을 ‘동감’ 혹은 ‘공감’(sympathy)으로 명명했다. 인간에게 이기심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생각하는 선한 본성도 있다고 본 ‘경제학 아버지’의 250년 전 생각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보다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을 준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인 번역자는 글래스고 대학에서 ‘애덤 스미스의 형이상학과 과학’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배영대 문화선임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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