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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해외 에너지산업 투자, 정부·기업 협업전략 짜야

중앙일보 2016.03.18 00:05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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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천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는 올해 배럴당 3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석유와 가스가격의 급락으로 원유생산량을 늘리며 치킨게임을 벌였던 중동 석유생산국들의 경제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셰일혁명이 큰 역할을 했다. 수평굴착, 수압파쇄 기술을 활용한 셰일에너지 개발은 미국의 석유 수입의존도를 상당히 낮추었고 미국을 천연가스 순수출국 반열에 올려놓게 된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휘청하던 미국 경제는 낮은 에너지비용과 정부의 전폭적인 기술혁신 지원으로 인한 제조업의 부활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실업률도 5% 미만으로 떨어지고 있다.

셰일에너지의 높은 공급유연성에 힘입어 미국이 가격이 오르면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이 내리면 생산량을 줄이는 공급 조절자 역할을 담당하면서 에너지가격은 당분간 크게 오르지 않으며 다소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의 침체와 유가하락으로 인한 변화는 한국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중동·아시아 등 자원수출국의 발주량 감소로 건설 및 플랜트 수주액이 30% 감소하였고 신흥국 진출 또한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 건설, 플랜트산업 등 해외수주를 위한 정부, 국책은행, 공기업, 민간기업 등의 전략적 역할이 요구되고 있고 이를 위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미국의 사례는 시사점이 크다. 경제위기의 회복 요인은 셰일에너지 개발뿐만 아니라 기술혁신과 이를 지원하고 규모화를 이뤄낼 수 있게 만든 정부의 지원 정책이었다.

자원 부국의 에너지 확보를 위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 중국·일본 등의 노력은 국내 기업들이 부러워할 정도이다. 기술력은 보유하고 있지만 금융조달에 어려움이 있는 기업의 금융지원과 국가 간의 전략적 협력을 통한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노력이 절실히 기대되고 있다.

최근 전 세계 기업들의 투자 러시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가 있다. 올 1월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이다. 이란은 원유 세계 4위, 천연가스 세계 1위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대형 건설, 플랜트, 인프라 시장이 급속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란의 원유·천연가스 수출을 위한 플랜트, 배관건설사업 등 중하류 사업이 부상하고 있다. 물론 해외기업과의 경쟁은 불가피 하다.

작금이야말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란 정부와의 외교 강화, 국책은행의 전략적 금융지원, 국내기업의 동반진출을 위한 협업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한 국내 건설, 플랜트 산업의 기술혁신이 동반된 성장 동력 개발에 경제성장 정체기의 갈림길에 있는 대한민국호의 미래가 달려있다. 미래 수요가 끊임없는 에너지 산업 분야는 언젠가는 반드시 투자해야 하는 사업으로써, 에너지기업들이 사업에 미온적인 지금과 같은 저유가 시대야말로 적극적으로 해외 에너지산업에 투자할 적기다.

박희천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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