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양철호 감독 "우승은 에너지이자 오아시스"

중앙일보 2016.03.17 21:34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의 양철호 감독은 17일 화성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우리 배구, 현대건설의 배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흥국생명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우리 배구'를 펼쳐 승리해 자신감을 얻었다. 상대의 전력과 관계 없이 우리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배구를 펼치면 챔프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감독의 계산은 그대로 들어 맞았다. 현대건설은 경기 내내 기업은행을 몰아세우며 세트스코어 3-0(25-18 25-23 25-17)으로 승리했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해 흥국생명과의 플레이오프(2-0 승)를 치르고 올라온 현대건설은 2010-2011시즌 이후 5년 만의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당시 현대건설의 우승 이후 챔프전 1차전 승리팀이 줄곧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양 감독이 말한 '우리 배구'는 강한 서브로 상대 수비를 흔들고, 다양한 공격 루트로 상대 블로킹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보다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챔프전을 준비했다. 세터 염혜선은 한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빠르고 안정된 토스워크를 선보이며 공격을 이끌었다. 최근 서브 훈련 시간을 2배 이상 늘린 것도 1차전에서 큰 효과를 봤다.

경기 후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최악의 경기였다. 생각했던 게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선수들이 전혀 경기에 몰입하지 못했다. 너무 연습 패턴만 믿었던 게 패인"이라고 말했다. 양철호 감독은 "우리 배구가 통했다. 확신에 찬 모습으로 경기를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경기는 감독이 아니라 선수가 하는 거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양철호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리 배구'를 한 거 같나.
"세터 염혜선이 토스를 잘해줬고, 무엇보다 공격력에서 밀리지 않은 게 가장 큰 힘이었다."
유효 블로킹 많았는데
"상대 세터 김사니의 토스 스타일 분석해서 선수들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는 게 고무적이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거지 내가 하는 게 아니다."
 양효진이 3세트 후반 연속 득점을 하며 펄펄 날았다. 칭찬을 해준다면.
"이따 팀 미팅 때 또 칭찬할 거다(웃음) 효진이가 후반기에 안좋았을 때 보면 리듬이 좀 맞지 않았었다. 의욕이 앞서면서 다쳤고, 부상을 달고 살았다. 오늘 경기를 통해 본인이 예전 기량 찾아냈다는 뿌듯함을 느꼇을 것이다. 굉장히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승리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늘 2세트 때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서브리시브가 좀 흔들렸다. 그런데 선수들 표정을 보니 승리에 대한 확신에 차 있었다. 맏언니 (한)유미가 어제 선수 미팅시간에 힘을 북돋는 동영상을 틀어줬다고 하더라. '시작도 하지 않고 왜 포기하나'는 내용이었다. 맏언니가 팀을 긍정적으로 끌어가는 모습을 봤고 선수들도 잘 따라와준 거 같다."
최근 5년간 1차전 승리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이라는 단어보다 우리 경기를 하면 결과는 따라올 거라 믿는다. 나한테 우승은 에너지이고 오아시스다. 그렇지만 끝날 때까지 매 경기 몰입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러다보면 우승은 당연히 덤으로 따라 올 것이다."
서브 훈련 시간을 늘린 게 효과를 봤나.
"아무리 강한 서브라도 네트에 걸리면 범실일 뿐이다. 강약을 조절하며 코트 안에 집어넣는 연습을 했고 효과를 봤다."
아쉬운 점도 있을텐데.
"서브리시브가 흔들렸던 부분이 걸린다. 어떻게 보면 방심을 했고, 상대가 쫓아오고 있다는 불안감을 느꼈다. 서브리시브가 좀 더 안정된다면 세터 (염)혜선이 공격수들에게 좋은 토스를 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화성=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