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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간섭하지 않는 지원으로 AI 연구·혁신을

중앙일보 2016.03.17 19:23 종합 34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지능정보사회 민관합동 간담회’에서 “ICT 분야의 강점과 문화 역량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중심의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알파고로 인한 기술 충격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적극적인 발상이 깔려 있다.

사실 지능정보기술 분야에선 이미 전 세계적으로 연구·혁신 경쟁이 뜨겁다. 미국은 2013년부터 10년간 ‘브레인 이니셔티브’ 프로젝트에 3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독일인공지능연구소(DFKI)는 완전자동생산체계(인더스트리 4.0) 개발·적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1월 로봇신전략을 내놓고 AI 기반의 로봇혁명을 선도하겠다며 뛰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지능정보기술은 미국을 100으로 했을 때 70.5로 2.4년의 기술격차를 보인다. 지능정보기술은 미래 산업과 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므로 정부는 민간과 협력해 기술격차를 따라잡는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야 한다.

이를 이루려면 연구·혁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핵심은 연구개발(R&D) 생산성 향상에 있다. 한국의 R&D 투자는 2014년 기준으로 세계 6위,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1위(4.3%)지만 생산성은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박 대통령이 신설하기로 한 ‘대통령 주재 과학기술전략회의’가 R&D 혁신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업 출자를 바탕으로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자율주행차·로봇·드론·무인생산시스템·헬스케어 등 인공지능과 관련 분야의 연구혁신을 주도하기로 한 것도 고무적이다. 이를 통해 언어지능·시각지능·공간지능·감성지능 분야의 시급한 현장 연구에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관건은 과학자의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유로운 연구환경 조성이다. 정부는 과학기술 연구·혁신을 전략적·장기적으로 지원하되 간섭을 최소화해 창의성을 높여야 한다. 지능정보기술을 포함한 과학기술이 발전하려면 다양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는 연구환경 제공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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