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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3개월된 딸 떨어뜨려 숨지게 한 아버지에 살인죄, 엄마는 방임 적용

중앙일보 2016.03.17 16:37
생후 3개월된 딸을 바닥에 떨어뜨려 숨지게 한 20대 아버지에게 경찰이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 부천 오정경찰서는 17일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된 아버지 박모(22)씨에게 살인죄를 추가해 18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유기 혐의로 구속된 어머니 이모(22)씨에겐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를 추가해 박씨와 같은 날 검찰로 넘길 예정이다.

박씨는 지난 9일 오전 2시쯤 부천시 오정구 자신의 집에서 생후 3개월 된 딸을 아기침대에서 꺼내다가 바닥에 떨어뜨린 뒤 10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딸이 입에서 피를 흘리며 울는데도 작은방으로 데려가 젖병을 입에 물려놓고 배를 눌러 억지로 잠을 재웠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쯤 박씨와 이씨가 잠에서 깼을땐 딸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박씨는 또 1월 27일에도 부인과 말다툼을 하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딸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왔다가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뜨려 크게 다치게 했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도 다친 딸을 돌보지 않고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경찰에서 "딸이 자꾸 울길래 화가 나서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씨가 고의적으로 딸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생후 3개월된 딸을 2차례나 바닥에 떨어뜨린 점 등에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살인죄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씨는 '딸을 학대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상 아이를 돌보지 않은 것이 인정돼 방임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이들 부부의 집에서 현장검증을 벌였다. 박씨와 이씨는 차분하고 담담하게 범행을 재연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날 현장검증에는 부천지역 시민단체 회원과 주민 등 100여명이 나와 "이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부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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