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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텔 민생탐방 국민대표 쓴소리 듣고···지지율 회복 위한 안철수의 몸부림

중앙일보 2016.03.17 12:15
기득권 양당구조를 깨겠다며 제3당 깃발을 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국민의당이 창당 한달을 맞은 지난 3월 1일, 안 대표는 "이제부터 국민속으로 들어가 다시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고 약속하며 민생행보 '국민속으로'를 4·13 총선 캠페인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로부터 2주, 안 대표는 매일 하루 일과를 마치고 트위터 동영상앱 '페리스코프'를 통해 매일밤 대국민 생방송 대화를 진행했다.

지난 15일부터는 '국민속으로 시즌2'을 맞아 안 대표가 직접 국민과 만나고 있는 모습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있다. 지난 13일 야권연대 불가론을 재차 확인하며 "국민과 연대하는 대안정당이 되겠다"고 밝힌 바로 다음날부터 매주 '월·수·금' 마다 열리는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 일반 시민을 동석시켜 발언할 기회를 주며 국민의 참여정치 폭을 넓히고 있다. 안철수 대표의 민생행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안철수식 새정치다" "총선용 안철수 쇼다"라며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① IT 활용한 생방송 ‘철수텔’ 정치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할 때도, 일반 시민과 만나 간담회를 가질 때도 "IT는 제 전공분야"라고 소개하는 안철수 대표. '국민속으로'라는 민생행보를 시작하면서 그가 선택한 방식은 동영상 생중계 SNS인 '페리스코프'를 통해 국민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15분 남짓한 생중계 동안 안 대표는 하루 있었던 일과를 설명하고 다음 날 일정을 미리 소개하기도 했다. 안 대표가 하루 일과를 다 마치고 생중계를 했기 때문에 밤 8시나 10시 또는 새벽 2시에 생중계가 진행된 적도 있지만, 시민들은 그때까지 잠자리에 들지 않고 실시간 댓글을 남겼다.

실시간 댓글을 바로바로 확인해서 읽어주기 위해 안 대표가 휴대전화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기도 하는데, 생방송을 보고 있는 시민들은 "대표님 노안이신 듯" "대표님 갑자기 얼굴 들이대"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안 대표 생중계는 현재 MBC에서 방영중인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의 형식을 그대로 따온 것으로 '마리텔'처럼 안 대표가 직접 혼자 촬영하며 진행한다. 촬영 장소는 주로 자신의 집이나 의원실을 선택했다.

지난 15일부터는 형식을 조금 바꿔 '국민속으로 시즌2'를 시작했다. 낮 시간에 안 대표가 직접 국민들을 만나는 현장을 당 관계자가 촬영해서 실시간으로 국민의당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하는 방식이다.

안 대표는 마포 당사를 출발해 연남동 기사 식당까지 20분 간 택시로 이동하며 택시 기사의 이야기를 듣거나 안산의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고충을 직접 묻기도 했다. 생중계가 끝나면 해당 영상은 바로 국민의당 페이스북에 게시되기 때문에 언제든 국민이 원할 때마다 다시 볼 수 있도록 했다.
 
 

② 최고위원회의에 국민대표 초청해 직접 쓴소리 들어

지난 14일에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오전 9시 회의가 시작되자 안철수 공동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이상돈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중앙 지도부가 매번 앉던 테이블 가운데 자리를 비우고 그 자리에 '국민대표'로 불리는 일반 시민 두 명을 앉혔다.

첫날 초대받은 국민대표는 백경애(여·47) 성민 장애아동 어린이집 원장과 김병규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집행위원이었다. 이들은 단순히 최고위원회의에 동석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고위원들이 모두발언을 시작하기 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발언권을 얻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멋진 저희 아이들의 미래 모습은 10원이라도 세금을 낼 수 있는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날 백경애 원장이 위원들 앞에서 한 말은 인터넷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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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애 성민 장애아동 어린이집 원장이 지난 14일 국민의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어제(16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던 최훈민 씨투소프트 대표는 가감없이 안 대표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최 대표는 "대한민국 청년 정책 모두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당도 마찬가지에요. 똑같습니다"라며 “나가서 천막치고 국민 만나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는 오늘(17일) 오전 최 대표를 다시 만나는 현장을 페리스코프로 생중계하면서 "정치권 바깥에서 정치를 볼 때 항상 불만이었던 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국민의 소리를 듣지를 않는다"며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필요한 말만 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국민분들이 정치인에게 말씀해달란 취지였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 14일 국민대표를 처음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초청하면서 "오늘(14일)부터 선거가 치러지는 날까지 그리고 그 뒤로도 우리는 최고위원회의에 국민을 모시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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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민 씨투소프트 대표가 지난 16일 국민의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안 대표의 새로운 민생행보 시도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속으로' 페리스코프 생중계나 국민의당 페이스북에는 "작은 행보 앞에 큰 뜻이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홍의조) "아주 좋아요. 참 신선한 국민과의 대화입니다!"(Andrew Choi) 등의 반응이 있다.

하지만 "총선용 '안철수 쇼'(고도의 저격수)"라고 비판하는 반응도 있다. 안 대표의 지하철 탐방 행사 때 만난 취업준비생 박지윤(28·여)씨는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방식은 좋지만, 만났다는 사실이 소통 그 자체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가영 기자 park.ga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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