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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 요금제' 과장 광고 가입자에 2679억원 초유의 '직접보상'

중앙일보 2016.03.17 12:00
데이터·음성·문자 ‘무제한’으로 과장 광고했던 요금제에 가입했던 소비자들에 초유의 대규모 직접 보상이 이뤄진다. 이동통신 3사가가 2671억원 가량의 데이터 쿠폰, 부가·영상 통화 서비스 등을 해당 요금제 가입자들 모두에 제공하는 일종의 ‘현물 피해구제’다. 데이터 쿠폰을 받을 이동통신 가입자는 736만명, 부가·영상 통화 서비스 제공 대상자는 2508만명에 달한다.

또 음성·문자 무제한으로 광고한 상품에 가입했다가 사용한도 초과로 과금을 당한 가입자들도 추가로 낸 돈 8억원 가량을 환불받는다. 피해구제규모를 모두 합하면 총 2679억원이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협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의 동의의결안을 만들어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절차가 예정대로 마무리된다면 피해구제는 이르면 5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문제가 된 광고는 2013년~2015년 이동통신 3사가 내보낸 것으로 ‘OOO 무제한’이란 표현이 들어간 게 공통적이다. 하지만 이들 요금제는 실제로는 데이터·음성·문자에 일부 제한이 있었다. 데이터의 경우 일정량 넘어설 때 속도가 느린 데이터가 제공되거나 음성, 데이터도 월간, 일간 기준으로 기본 제공량을 넘어가면 사용을 제한하거나 과금을 하는 방식이다.

이통사들이 광고에 이런 제한 사항을 표시하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표시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공정위는 지난해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업체들은 지난해 10월 동의의결을 신청, 공정위와 협의해 이번 시정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시정방안에서 3사는 ‘데이터 무제한’으로 광고한 일부 해당 요금제에 광고시점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가입한 이력이 있는 소비자 전체인 736만명에게 LTE 데이터 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모두 1309억원 어치로 1인당 1만7800원 꼴을 지급받는 셈이다. 지급 데이터량은 광고기간에 가입했을 경우 2GB, 광고가 끝난 뒤 가입했을 경우 1GB다. 소비자는 쿠폰을 15일 이내에 등록한 뒤 3개월내 쓸 수 있다. 등록기간에 다른 사람에 양도하는 것도 가능하다.

3사는 또 음성무제한으로 광고된 요금제에 가입했던 이용자 2508만명에 부가·영상 통화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제공되는 통화량은 광고기간 가입자에는 60분, 이후 가입자는 30분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362억원이다.

여기에 SKT와 KT는 음성·문자 무제한으로 광고된 상품에 가입했다가 ‘사용한도 초과’로 과금을 받은 이용자에 해당 금액(8억원 추산)을 모두 환불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내용의 동의의결안을 18일 홈페이지(www.ftc.go.kr)에 공고하고 대해 다음달 26일까지 의견수렴을 받는다. 이 기간동안 해당 상품 가입자 등 이해관계인은 누구나 서면이나 전자우편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의견 수렴이 끝나면 이를 바탕으로 14일내 공정위 전원회의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한다. 이후 동의의결서가 3사에 전달되면 1~2개월내 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이행해야 한다.

동의의결 절차는 공정거래법 위반한 혐의로 조사 대상이 된 사업자가 스스로 피해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어 제안하면 공정위가 의견 수렴을 거쳐 법적 제재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 조사→전원회의→제재 결정→소비자 소송’으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과정에 비해 소비자가 직접, 빠르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사건은 허위·과장 광고에 동의의결이 적용된 첫 사례다.

공정위 관계자는“이번 건은 부당광고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 동의의결 절차가 적용된 첫 사례”라면서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피해구제 조치로 소비자 권익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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