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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153억원을 포기한 메이저리거

중앙일보 2016.03.17 11:17
연봉 153억원을 포기하고 돌연 은퇴를 선언한 메이저리그(MLB) 선수가 있다.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그는 "가족이 우선(family first)"라고 했다.

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1루수 애덤 라로쉬(37)는 1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야구라는 경기를 하게 해줬고, 과분한 길을 가게 해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빅리그에서 11시즌 동안 활약하며 255홈런을 기록한 그는 올해 화이트삭스와 1300만 달러(약 153억원)의 계약이 남겨놓고 있다. 지난 시즌 타율 0.207, 12홈런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올 시즌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었다.

라로쉬의 갑작스러운 은퇴 결정에 대해 미국의 폭스스포츠는 "화이트삭스의 케니 윌리엄스 사장이 최근 라로쉬의 14살 아들인 드레이크의 클럽하우스 출입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라로쉬는 아들을 자주 팀 클럽하우스에 데려왔다. 스프링트레이닝 기간에는 매일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 했다. 동료들은  "우리 팀의 26번째 선수"라며 드레이크를 반겼다.

라로쉬가 아들을 클럽하우스에 데려온 것은 아버지(데이브 라로쉬)의 영향이 컸다. 그의 아버지는 14시즌 동안 캘리포니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에서 투수로 활약했다. 폭스스포츠는 "라로쉬도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클럽하우스를 드나들었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가치있었다고 여겨 자신의 아들도 데려온 것"이라고 전했다.

처음에 드레이크의 자유로운 출입을 허용했던 화이트삭스 구단은 최근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선수 자녀의 클럽하우스 출입을 제한하는 규칙을 만들었다. 지난해 화이트삭스는 76승86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에 그쳤다. 

윌리엄스 사장은 “우리는 모두 그의 아들이 좋은 아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러나 드레이크는 매일 오지 않나. 회사에 자녀를 매일 데려와서 함께 일하는 직장이 세상에 어디있나"며 "아예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다. 적정한 선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동료들은 SNS를 통해 라로쉬의 선택을 지지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브라이스 하퍼(24·워싱턴 내셔널스)는 "야구는 가족의 경기"라고 했고, 지금은 은퇴한 치퍼 존스(44) 역시 "라로쉬의 선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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