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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맞은 자전거 찾아주는 '자전거 배트맨'

중앙일보 2016.03.1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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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도둑맞은 자전거를 찾아주는 의인이 '자전거 배트맨'으로 불리며 화제다.

그는 먼저 도난 신고가 접수된 자전거 사진을 중고거래 웹사이트에 매물로 등록된 자전거와 비교해 도둑맞은 자전거를 찾았다. 도둑에게 연락해 자전거를 사겠다고 말한 뒤, 도둑을 만나면 "경찰을 부를 테니 잡히기 싫으면 자전거를 두고 그냥 가라"고 말해 자전거를 되찾았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부터 자전거 찾기를 시작해 1년 동안 자전거 22대를 회수했다. 그 덕분에 검거된 도둑만 최소 12명이다.

15일(현지시간)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전거 배트맨'은 "도둑맞은 자전거 찾기가 즐겁다"며 "내가 배트맨 같은 영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일을 하는 이유는 시애틀을 보다 친근한 도시로 만들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자전거를 찾아준 사람 가운데 10명 정도는 외지인이다. 그는 "시애틀에 여행와서 자전거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이 도시를 싫어하게 된다. 내가 나서서 이 도시가 그렇게 나쁜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영화 속 배트맨처럼 '자전거 배트맨'도 이중생활을 한다. 30대 기혼 남성인 그는 평소엔 엔지니어로 일하며 평범하게 생활하다가 여가시간을 활용해 자전거 도둑을 찾는다.

그의 활동을 돕는 '로빈(배트맨의 조수)'도 있다. 도둑맞은 자전거 정보를 수집하는 웹사이트 '바이크 인덱스'의 운영자 브라이언 핸스는 '자전거 배트맨'에게 웹사이트 내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자전거 배트맨'을 취재한 시애틀타임스와 가디언은 그가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신원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시애틀의 자전거 도난 사건은 최근 5년간 2배 증가해 지난해 1561건에 달했다. 그 중 시애틀 경찰이 회수한 자전거는 183대에 불과하다. 핸스는 "경찰은 자전거 도난 사건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자전거 배트맨'이 아주 큰 일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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