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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한·중·일, 알파고 같은 스마트 제조업 협력해야”

중앙일보 2016.03.17 03:00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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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리커창 총리. [베이징 신화=뉴시스]


바둑광으로 알려진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언급하며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 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리, 중국 지도자 중 바둑 최고수
녜웨이핑 9단 “아마 3~4단 실력”
리 “바둑돌이 살려면 두 집 필요
안정적 성장과 구조조정이 두 눈”


리 총리는 16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직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한·중·일 세 나라 국민이 사람과 기계의 바둑 대결에 큰 관심을 보인 것은 세 나라 문화에 비슷한 점이 많음을 뜻한다”며 “알파고는 사람이 만든 것이다. 한·중·일 세 나라가 지혜를 내 스마트 제조업과 과학기술 협력을 추진해 인간이 필요로 하는 고품질의 생산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어 “한·중·일 3국의 경제는 세계 경제의 5분의 1, 아시아 경제의 70%를 차지한다”며 “우리들 사이에는 상호보완성이 매우 높아 손을 잡고 광활한 세계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또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대해 “원래 매년 개최하기로 돼 있는 것이 지난해 3년 만에 열렸는데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계속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세 나라가 서로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고 했다. 리 총리가 알파고를 언급한 것은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세 나라의 관계를 말하자니 가벼운 화젯거리가 떠오른다”며 한 말이다.

리 총리는 중국 지도자들 가운데 바둑 실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의 기성으로 불리는 녜웨이핑(?衛平) 9단은 “리 총리가 아마추어 3∼4단쯤 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지난해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도 “바둑에서는 세(勢)를 도모하고 (바둑돌이) 살아야 하는데 (바둑돌이) 살려면 2개의 눈(眼)이 필요하다. 안정적 성장과 구조조정은 바로 2개의 눈에 해당한다”고 말하는 등 정치·경제상황에 관해 발언하면서 바둑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지역별 경제상황과 균형개발을 설명하면서 바둑판의 포석에 관한 이론을 인용한 적도 있다.

리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중국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발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중국이 올해 성장률 6.5%를 달성 못한다는 예측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중국 경제에 절대 경착륙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요괴를 식별하는 손오공의 화안금정(火眼金睛)의 도술로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을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안으로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매매가 가능토록 하는 ‘선강퉁(深港通)’이 시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철강·석탄 분야의 과잉생산 능력을 제거하는 길을 선택했다”며 “이 분야에서 대규모 실직을 막는 게 중국 정부의 새로운 임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긴장을 비롯한 주변 정세에 관해서는 “역내국가와 역외국가를 막론하고 지역(동아시아)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해야 한다”며 “그 반대가 되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웃 사이에 다툼이 생기는 것은 피하기 어렵지만 성의껏 상대를 대하고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견지한다면 우리는 지역 안정을 수호할 수 있다”며 무력을 통한 갈등 해결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리 총리는 자신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정 간소화와 규제 철폐도 재차 강조했다. 리 총리는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天在看)는 옛말이 있는데 클라우드컴퓨팅 시대인 지금은 구름이 보고 있다(雲在看)”며 정부 권한의 투명한 공개를 강조했다. 미국 대선에 대한 질문에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미·중 관계 발전이라는 대세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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