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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천 받은 58%가 친박

중앙일보 2016.03.17 02:42 종합 1면 지면보기
새누리당의 인적 구성이 달라졌다. 비박근혜계를 대거 탈락시킨 3·15 공천 등을 거치며 총선 국면에서 ‘친박당’으로 완연히 변모했다.

이한구, 현역 컷오프 반발에 “바보같은 소리”
김무성, 공천 추인할 최고위 전격 취소

본지가 16일 현재 공천이 확정된 지역구 후보자 149명을 분석한 결과 절반을 넘는 87명(58.4%)이 친박 성향 인사였다. 후보들이 제출한 이력서를 바탕으로 당내 친박·비박계 당직자들의 교차 확인을 거친 결과다. 

비박계 후보는 47명이었고, 성향을 따지기 어려운 관료·전문가 출신이 15명이었다. 특히 공천을 받은 65명의 현역 의원만 따로 분류했을 때 친박계 32명, 비박계 28명으로 친박계가 비박계를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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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19대 국회 출범 때만 해도 친박계가 다수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천을 주도해서다. 그러나 2014년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해 7월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을 눌렀다. 지난해 2월엔 비박계 유승민 의원이 친박계 이주영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가 됐다. 당시 경선엔 149명이 참석해 유 의원은 84표, 이 의원이 65표를 얻었다. 비박계의 수적 우세가 드러난 대목이다. 대선 이후 일부 친박계가 인사와 국정 운영을 독점한다는 불만이 쌓인 결과였다.

하지만 20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 중심의 공천에 주력한 결과 지형이 다시 바뀌었다. 덕성여대 조진만(정치학) 교수는 “임기가 2년 남은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지가 작용한 결과”라며 “무리한 측면이 있지만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원종 전 정무수석은 “대통령은 자신의 뜻이 강력히 관철되는 정당을 만들고 싶어 할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가 큰 이재오 의원 등이 포함된 180석보다는 같은 목소리로 뭉친 150석이 낫다고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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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공천 결과를 놓고 충돌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날(15일) 공천에서 탈락한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의 재심을 공천위에 요구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최고위에서 재의를 요구한 지역에 대해 재의 요구를 반려키로 결정했다”며 주 의원의 공천 탈락을 확정했다. 공천위는 이날도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김경빈·박종근 기자

이런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3·15 공천 결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탈락한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의 재심을 공천관리위원회에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의 공천 탈락에 대해서도 “(공천위가) 우리 당에서 다섯 번씩이나 공천을 받은 사람을 이제 와서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천위가 결정한 단수추천지역 7곳은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국민공천제에 반하는 전략공천”이라고 지적했다. 7곳이 어디인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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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김 대표 간담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 수성을 재의 요구는 반려하는 것으로 공천위가 결정했다”며 요구를 묵살 했다. 그는 “(당헌·당규 위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김 대표 발언에) 공천위가 임의로 결정한 듯한 뉘앙스가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김 대표 측 황진하) 사무총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이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현역 컷오프 반발에 대해 "바보같은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17일 오전 9시로 예정됐던 당 최고위원회의를 이날 밤 전격 취소했다. 공천안(8곳)에 대해 최고위 의결을 해 주지 않고 보류하는 것으로 공천위를 압박하겠다는 포석이다. 공천위가 최고위원회의로 넘긴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최고위원 일부가 ‘공천위가 결정해야 한다’고 미뤄 결론을 못 냈다”고 말했다.

글=이가영·김경희 기자 ideal@joongang.co.kr
사진=김경빈·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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