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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천위·최고위 ‘유승민 핑퐁게임’

중앙일보 2016.03.17 02:27 종합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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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가 16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전날(15일) 공천위가 발표한 공천 결과를 논의한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사진 김경빈 기자]


16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시작부터 비공개였다. 지난 이틀 동안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발표한 공천심사 결과와 함께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에 대한 민감한 논의가 오가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최고위 “우리가 왜 공천 결정하나”
친박들 중심으로 논의 자체 거부
공천위 “정무적 판단 필요” 또 유보


하지만 한 참석자는 “2시간의 회의에서 유 의원에 대한 논의는 30분도 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친박계인 원유철 원내대표와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은 “유 의원의 공천 여부는 최고위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할 성격이 아니다”며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입장이 완강해 제대로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원 원내대표는 “최고위에서 유 의원의 공천에 대해 논의한다면 다른 지역구 국회의원 한명 한명을 다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반대했고, 김 최고위원도 “공천위에서 원칙에 따라 판단할 문제이고 평가는 국민의 몫”이라고 가세했다. 이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공천위에서 토론을 더 해가지고 비밀 투표로라도 어떤 결정을 해서 최고위에 와야 재의를 요청하든지 수용을 하든지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도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심사숙고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최고위는 공식 논의를 꺼리고, 공천위는 서두를 게 없다는 입장이라 유 의원만 붕 뜬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유 의원의 공천 여부가 하루 이틀 내 결론이 나지 않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최고위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 예비후보등록 마감일(25일) 전까지만 결정이 나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최고위는 결국 유 의원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산회했다.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 공천 배제에 대한 재의 요구가 최고위 결론이었다.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 진영(서울 용산) 의원 등 8곳의 의결은 최고위가 보류했다.

유 의원 거취를 정하지 못한 채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공천 문제로 정면충돌했다. 김 대표는 오후 5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 의원에 대한 재의를 요구했다. 김 대표는 “현역 남성의원(진영)이 있는데 굳이 여성우선추천지역으로 정하고, 어떤 지역은 선거를 책임지고 이끌어 갈 의원이 탈락됐다”며 “이 모든 것이 상향식 공천의 원칙, 국민공천제에 다 반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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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위원장은 오후 5시20분 “주호영 의원에 대한 재의 요구는 반려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공천위가 상당히 당헌·당규를 위반하고 임의로 결정하는 듯한 뉘앙스가 있는 (김 대표의 발언)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계파 갈등의 불똥은 공천위로도 튀었다. 이날 공천위 회의는 김 대표의 기자간담회 이후 갑자기 산회했다고 한다. 한 공천위원은 통화에서 “이 위원장이 김 대표를 만나 (공천에 대해)설명했다고 하는데 김 대표는 굳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비박계에 '나도 할 만큼 했다'는 걸 보이려는 면피성 회견"이라고 주장했다.

글=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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