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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엔 친박연대, 이번엔 비박연대 무소속 바람 부나

중앙일보 2016.03.17 02:20 종합 6면 지면보기
4·13 총선에서 무소속 주의보가 내렸다.

여당, 이재오·진영 등 출마 별러
야당, 친노 이해찬 이어 전병헌 고민

더불어민주당 공천 탈락자들에 이어 새누리당의 ‘3·15 공천 학살’로 무더기 탈락된 비박(非朴)계 전·현직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벼르고 있어서다.

16일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장 출신인 임태희(3선·성남 분당을) 전 의원과 강승규(서울 마포갑)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강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어떤 불이익도 감수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특히 “낙천된 사람들 중 무소속 출마자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연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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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左), 진영(右)

이재오(5선·서울 은평을)·진영(3선·서울 용산) 의원 등은 공천관리위원회의 낙천 발표 뒤 두문불출하고 있다. 두 의원과 가까운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두 사람이 무소속 출마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 참모들은 ‘비박 무소속연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리고 있다. 이재오 의원의 지지자 150여 명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로 몰려와 “아부하면 공천 주고 직언하면 학살하느냐. 이재오를 살려내라”며 시위를 벌였다. 안상수(재선·인천 중-동-강화-옹진) 의원도 재의 요구가 거부될 경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수도권 이종훈(초선·성남 분당갑) 의원과 영남의 조해진(재선·밀양-의령-창녕-함안)·김희국(초선·대구 중-남)· 류성걸(초선·대구 동갑) 의원도 유 의원의 공천 여부를 지켜본 뒤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강길부(울산 울주) 의원과 박대동(울산 북) 의원도 고심 중이어서 모두 출마를 강행하면 수도권과 영남에 10명 이상의 비박 무소속 출마자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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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左), 부좌현(右)

야당 쪽도 마찬가지다. 더민주 공천에서 탈락한 전병헌(3선·서울 동작갑), 부좌현(초선·안산 단원을) 의원은 16일 재심 요구가 기각되자 “당원들과 거취를 논의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검토에 들어갔다. 친노그룹의 원로인 이해찬(6선·세종) 의원은 이미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윤후덕(초선·파주갑) 의원의 경우 지도부는 재심을 거쳐 구제하기로 결정했다.

무소속 바람이 가장 세게 분 때는 2008년 18대 총선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가까운 의원들의 공천 탈락에 대해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며 반발했고 이어 김무성 대표가 이끈 ‘친박무소속연대’ 등 무소속 25명이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의 무소속 바람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명지대 김형준(정치외교학) 교수는 “수도권에서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하락해 올 초 전망됐던 야권 분열 효과가 줄어드는 대신 새누리당의 공천 학살로 오히려 여권의 분열 효과가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대 한정훈(정치외교학) 교수는 “이미 새누리당에 40% 이상의 보수층이 결집한 상황에서 일부 공천 탈락자의 무소속 출마가 전체 구도 변화를 가져오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효식·김경희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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