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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5번 대국할 동안 구글 시총 58조원 급증

중앙일보 2016.03.17 01:55 종합 10면 지면보기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완승은 점점 세지는 구글의 파워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인터넷 검색과 스마트폰 운영체제(OS·안드로이드) 시장을 장악한 구글이 AI 시장의 패권까지 노리고 있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이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뉴욕증시에서 구글의 시가총액은 대국 전날인 지난 8일(현지시간) 4832억 달러에서 5국이 열린 15일 5011억 달러로 5%(489억4000만 달러·약 58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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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강해지는 ‘구글의 IT 권력’
모든 서비스에 인공지능 접목 연구
사물인터넷서 기술 종속 심화 우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구글의 AI가 ‘제너럴 인텔리전스(일반 지능)’ 단계를 거쳐 ‘휴먼라이크 인텔리전스(인간처럼 사고하는 지능)’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제너럴 인텔리전스는 기존의 정보를 한데 모은 AI를 의미한다. 바둑뿐 아니라 인간 삶의 각 영역에서 수없이 많은 알파고가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휴먼라이크는 방대한 제너럴 인텔리전스가 모여 인간처럼 사고하는 존재로 발전한 단계를 의미한다.

인지과학 전문가인 조광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휴먼라이크 인텔리전스가 상용화되는 미래에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까지 AI가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고가 예상을 뛰어넘는 지적 수준을 보이면서 구글에 대한 기술 종속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구글이 AI 생태계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 본사를 다녀온 미래창조과학부의 김광수 정보통신정책과장은 “구글은 현재 모든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미래 세상에서 수퍼파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조광수 교수는 “조만간 다가올 사물인터넷(IoT) 세상에서 각종 기기가 구글의 AI로 연결될 것”이라며 “지난해 구글이 성층권에 와이파이를 띄우는 사업에 착수한 것은 사물을 연결하는 인프라 구축에 직접 뛰어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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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지난해 AI 알고리즘 ‘딥러닝’을 무료 개방했다.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개방해 모바일 세계를 장악한 것과 같은 전략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개방했지만 핵심 알고리즘은 구글만이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삼성·LG가 스마트폰에 중요한 변화를 주려면 구글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기술 종속이 IoT에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IT 전문가인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구글이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하면서 점점 ‘구글 프리(구글 없는)’가 힘든 세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OS를 기반으로 대화하고, 구글 지도로 식당에 가고, 구글 일정표와 e메일로 생활하는 게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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