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꼬깔콘·트리오…장수 브랜드 ‘몸단장’ 봄바람

중앙일보 2016.03.17 00:01 경제 6면 지면보기
최근 식품 업계의 동갑내기 장수브랜드 두 개가 바나나를 소재로 신제품을 내놨다. 오리온 ‘초코파이 정’은 출시 42년 만인 지난 7일 바나나맛을 내놨다. 그동안 오리온 초코파이는 지금까지 한국·베트남·중국·러시아 등에서 약 300억개가 팔렸다.

기존 고객 외 젊은층 시장 겨냥해
초코파이, 42년 만에 바나나맛 추가
트리오 세제는 로고·용기 다 바꿔

바나나맛 초코파이는 출시 직후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바나나 초코파이 파는 곳’ ‘바나나맛 초코파이 구했어요’ 같은 제목의 블로그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창균 롯데마트 과장은 “출시 직후 5000박스를 준비했지만 3일 만에 다 팔렸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빙그레의 장수 제품 ‘바나나맛 우유’는 지난 11일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에 ‘옐로우 카페’를 열었다. 바나나 라테, 바나나맛 우유 아이스크림 등 바나나맛 우유를 베이스로 해 만든 음료와 먹거리를 판매한다. 바나나맛 우유를 형상화한 열쇠고리와 머그컵까지 있다. 중화권에서 바나나맛 우유의 인기가 높다는 점을 파악한 현대백화점 측이 빙그레에 매장 설치를 제안해 만들어졌다.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의 자매품으로 커피·딸기·멜론 등 4종류를 추가로 출시했다.

이들 제품의 공통점은 장수 브랜드라는 점이다. 두 제품 다 1974년 출시돼 사람으로 치면 마흔 두 살, 불혹을 넘긴 나이다. 하지만 브랜드 확장(신제품에 기존 브랜드를 연결해 소비자가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경영 전략)을 통해 더 젊어지고 더 많은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렇듯 요즘 장수 브랜드들의 리뉴얼이 잇따르고 있다. 맛이나 성분, 패키지를 새롭게 해 재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50주년을 맞아 ‘노란색 병에 빨간 뚜껑’ 디자인을 벗어난 애경산업의 ‘트리오’ 세제가 대표적이다. 애경은 샴푸통 같은 펌프형 용기에 펌프를 단 ‘트리오 투명한 생각’을 출시했다. 완전히 투명한 플라스틱을 쓰고, 기존의 로고도 접시 모양에 빨간색 글자를 입힌 새 로고로 바꿨다. 또한 트리오에 들어간 성분을 모두 용기 전면에 적어 안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경산업 측은 “1966년 출시 당시 야채·과일·식기 등 3가지를 모두 씻을 수 있어 인기를 끌었던 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안성탕면은 최근 농심이 밀고 있는 ‘굵은 면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바꿨다. 농심은 지난해 1월 발매된 우육탕면을 시작으로, 짜왕(4월)·맛짬뽕(11월)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굵은 면을 업계의 새 트렌드로 만들었다. 1983년 출시된 안성탕면은 면 두께가 1.6㎜에서 1.7㎜로 굵어지고, 면발에 쌀 성분 함량을 늘려 쫄깃한 식감을 강화했다.

롯데제과의 장수 제품 꼬깔콘은 미국 프링글스처럼 갖가지 맛 종류를 늘려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난달 2월까지 25억 봉지, 약 1조1000억원 어치가 팔렸다. 1983년 출시된 고소한맛(오리지널)과 85년작 군옥수수맛 등 두 가지만 있던 꼬깔콘은 2012년 매콤달콤한 맛을 출시했다. 그 해에 매출 520억원을 달성했다. 허니버터 열풍인 지난해에는 허니버터맛을 출시해 매출 930억원을 냈다. 올해는 새우와 마요네즈 맛을 가미한 새우마요맛을 내놨다. 롯데제과는 올해 사상 첫 매출 1000억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관련기사 동대문 아웃렛에 ‘바나나맛 우유 카페’ 생긴 까닭은

거꾸로 복고 열풍에 기대거나 옛 향수를 자극하는 이른바 ‘복고 마케팅’을 위해 옛날 패키지와 맛으로 새로 내놓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1월 tvN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가 종영한 직후 쏟아진 복고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드라마 방영 직후 팔도의 ‘도시락’ 라면은 판매가 30% 늘었다. 리뉴얼 하면서 없앴던 ‘아줌마 그림’을 다시 살리고 회사로고도 영문 ‘paldo’ 대신 한글과 한자로 병기된 ‘팔도라면’을 다시 넣었다.

유통 전문가들은 업체들이 장수 브랜드에 전력투구하는 이유를 ‘불경기’로 꼽는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제품으로 매머드급 성공이 불가능해진 만큼 ‘기존 고객+a(알파)’를 할 수 있는 장수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해 졌다”고 분석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