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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만들었군, 1200도 고열 견디는 유리벽

중앙일보 2016.03.17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세 시간 가까이 섭씨 1200도의 열을 버텨냈습니다. 이 유리벽은 합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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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방재시험연구원에서 내화구조 유리벽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방재시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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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격한 내화구조 유리문. [사진 방재시험연구원]

10일 경기도 여주에 자리한 화재보험협회 부설 방재시험연구원. 여기선 400여 종류의 화재 시험이 연간 2000번 이상 이뤄진다. 이날은 미관이 강조되는 초고층 유리 빌딩이 늘면서 수요 역시 증가 추세인 내화구조(耐火構造) 유리벽에 대한 시험을 했다.

화재보험협 방재시험연구원
불 피해 줄이려 물불 안 가리고 R&D
차 화재,층간 소음으로 연구 확대

화염뿐만 아니라 열까지 막아낼 수 있는 내화구조 유리벽은 2012년 국내 업체와 방재시험연구원이 처음 개발한 제품이다. 화재가 났을 때 불에 직접 닿아 다치는 것 못지 않게 열 때문에 대피공간에서도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화구조 유리벽이나 유리문이 필요하다. 방재시험연구원이 개발한 내화구조 유리벽은 3중 강화유리 사이에 투명한 젤(Gel) 형태의 단열재가 삽입됐다. 젤은 열을 막아 반대편 온도를 100도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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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격한 방화문. [사진 방재시험연구원]

방재시험연구원은 유리벽 시험이 있던 이날 새로운 제품을 내놨다. 열 차단 성능이 있는 강철재 방화문으로 국내 최초로 만들었다. 최동호 방재시험연구원 방내화팀장은 “아파트·주상복합 등 공동주택의 대피공간 출입구에 설치된 방화문은 열 차단 성능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앞으로 열 전달에 의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건물 화재뿐만 아니라 자동차 관련 화재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이날 연구원은 대부분의 화재 시험을 보여줬지만 자동차 관련 시험은 공개하지 않았다. 연구원 관계자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한 유형의 자동차 화재 사고 시험이라 의뢰 업체가 비공개와 기밀 유지를 요청했다”며 “이런 형태의 화재 시험을 할 수 있는 곳은 다른 나라에서도 드물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최근 단순 화재뿐만 아니라 초고층 빌딩 화재와 같은 선진국형 재난 피해를 막는 방향으로 연구와 시험의 폭을 넓히고 있다. 층간 소음을 줄이는 연구도 하고 있다.

이제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와 화재에 대한 걱정이 줄 거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지난해 가장 많이 불이 난 달은 3월이었다. 6549건으로 월 평균의 두 배 수준이었다. 오정규 화재보험협회 교육홍보팀장은 “화재 캠페인이 끝나는 봄에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며 “첨단 방재 기술 만큼 중요한 것은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라고 말했다.

여주=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방재시험연구원(FILK)=1986년 화재보험협회 부설 방재시험소로 문을 연 국내 첫 민간 방재시험연구기관이다. 2000년 연구원으로 승격됐다. 10만여㎡ 부지에 14개 건물로 이뤄졌다. 278종류의 475개 시험기기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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