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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민주 이해찬 공천탈락, 여당은 반면교사 삼길

중앙일보 2016.03.14 19:26 종합 34면 지면보기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친노 원로인 6선 현역 의원 이해찬 전 총리와 범친노(정세균)계 5선 이미경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이에 앞서 더민주는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친노 원로 4인방으로 꼽혀온 문희상·유인태 의원도 낙천시켰다.

전해철·김경협 등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은 살아남아 친노의 완전한 퇴장이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친노 중진 13명을 잇따라 탈락시킨 공천 결과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노무현 정부 이래 10년 넘게 야당을 주도하며 패권주의 논란을 일으킨 친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기 때문이다.

친노도 처음엔 개혁세력으로 출발했다. 노무현 정부의 핵심이었던 이들은 부패정치 청산과 자주외교 등 당시로선 참신한 개혁 어젠다를 밀어붙였다. 그런 노력들엔 긍정적 측면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운동권 출신 특유의 이념과잉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해 국민의 지지를 잃고 말았다. 친노가 주도한 열린우리당·민주당이 두 차례 대선과 재·보선에서 연전연패한 이유다. 그럼에도 친노는 특유의 결집력을 무기로 당권을 고수해 왔다. 비주류가 자신들을 비판하면 “공천 욕심”이란 한마디로 일축하기 일쑤였다.

그랬던 친노들이 ‘김종인 비상체제’가 들어서면서 한칼에 추풍낙엽 신세가 됐다. 김종인이 아니라 민심의 거센 파도 때문이다. 이해찬 의원은 공천심사 성적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무적 판단’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탈락했다. 그를 공천하면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바라는 국민들의 반발로 총선에서 참패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지도부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친노의 몰락은 운동권 정치인 대신 실질적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원하는 사회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민주화 운동 경력이 공천과 당직의 기준이 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여당도 친노의 몰락을 반면교사 삼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또 다른 친노 세력으로 낙인찍혀 심판 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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