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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사군도에 민항기 정기 운항”…미국·필리핀 반발

중앙일보 2016.03.14 01:33 종합 1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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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서 지역에 정기편 민항기를 운항할 것이란 계획이 알려지자 미국과 필리핀 등 관련 국가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인대서 관할구역 서기 공식 발표
“융싱다오 공항 완공단계, 연내 개설”
인근 인공섬 융수자오도 공항 건설
미·필리핀 “긴장 억제 배치 ? 철회를”

민항기 운항 계획은 중국의 행정구역상 시사군도(파라셀 군도)와 난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 중사군도를 관할하는 싼사(三沙)시의 샤오제(肖杰) 서기 겸 시장에 의해 공개됐다.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중인 샤오 서기는 지난주 언론 인터뷰에서 “시사군도의 융싱다오(永興島·우디 아일랜드)에 건설중인 공항이 거의 완공단계에 들어갔다”며 “올 해 안에, 이르면 상반기 중에 융싱다오와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나 싼야(三亞)를 잇는 정기 민항 노선이 개설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항 노선 개설이 추진되고 있는 융싱다오는 시사군도 가운데 가장 큰 유인 섬으로 1500여 명의 주민이 어업과 관광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시사군도의 나머지 섬은 대부분 무인도와 산호초다. 융싱다오에 대해서는 베트남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나 중국이 1970년대 이래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2년 이곳에 싼사 시 정부를 설치하고 남중국해 전역을 관할하게 했다. 약 280개의 섬과 암초로 이뤄진 싼사 시의 땅 면적은 13㎢에 불과하지만 바다 면적은 200만㎢를 넘는다.

시사군도에는 유인섬인 융싱다오 이외에도 인공섬인 융수자오(永暑礁·피어리 크로스 암초)에도 중국에 의해 공항이 건설됐다. 중국은 올 1월 6일 두 대의 민항기를 융수자오 공항으로 시험 비행했다.

샤오 서기는 언론 인터뷰에서 “두 공항은 운항 능력 확보는 물론이고 기상 정보와 통신 능력을 높여 남중국해 전체의 안전 운항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은 융싱다오에 지대공 탄도 미사일을 배치했다는 사실이 미국의 인공위성 촬영에 의해 확인돼 국제사회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샤오 서기의 발언은 시샤군도에 대한 관광 진흥 계획을 밝히는 가운데 나왔다. 그는 “해마다 2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배를 타고 시사군도 관광여행을 온다”며 “지금은 하이난 성에서 배편으로 14시간이 걸리지만 항공편이 개설되면 1시간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계획이 알려지자 남중국해 영유권과 통항권을 놓고 중국과 대립중인 미국은 강력 반발했다. 애나 리치 앨런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중국의 남중국해 민항기 취항이 남중국해 긴장 고조를 억제하려는 역내 노력과 배치되는 것”이라며 즉각적인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또 “중국은 인공섬 매립 행동을 중지하고 남중국해 군사화를 중지하겠다는 공개 약속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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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사군도의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대립중인 필리핀도 반대에 나섰다. 13일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찰스 호세 필리핀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민항기 운항 계획을 도발적인 행위로 규정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호세 대변인은 “중국은 남중국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더 이상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이런 행동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이 나올 때마다 “남중국해는 명백한 중국의 영토이며 주권과 영토안전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대한 간섭 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이 실제로 본토와 남중국해를 오가는 민항기 운항을 시작하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필리핀, 베트남 등의 주변국은 물론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경계하는 미국의 반발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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