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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 만화가…야구로 아이들 꿈 키워줄래요”

중앙일보 2016.03.14 00:39 종합 28면 지면보기

우리 주위의 많은 청소년에겐 ‘희망의 등대’가 필요합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미소와 꿈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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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이사장(오른쪽에서 넷째)은 어려운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고 싶다고 했다. [사진 레인보우희망재단]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박정태(47)씨가 ‘제3의 인생’을 시작한다. 1991년~2004년 롯데의 주전 선수로 뛰었던 그는 2006년~2011년 구단 타격코치로 제2의 인생을 보냈다. 이번엔 소외계층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레인보우희망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았다.

프로야구 롯데 선수 출신 박정태
‘레인보우희망재단’으로 새 출발


박 이사장은 13일 오후 부산 농심호텔에서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출범식에서 “이젠 그동안 받아온 사랑을 사회에 보답할 때”라며 “재단 소속의 야구단 청소년들이 5~10년 뒤 나라를 이끌어 가는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단은 소외가정 자녀들에게 야구를 가르치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재단의 대표 사업인 ‘레인보우카운트 야구단’은 8개 분야의 소외가정 출신 아이들로 구성됐다. 다문화가정(28개팀)·저소득층(1개팀)·장애인(1개팀)·탈북자(1개팀) 자녀와 소년소녀가장(1개팀)·아동보호시설(1개팀)·비행청소년(1개팀), 폭력피해 청소년(1개팀) 등 35개 팀이 소속돼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청소년 1000여 명이 참여 중이다. 박 이사장은 “아이들은 야구를 통해 야구선수, 야구만화를 그리는 웹툰 작가 등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재단 설립을 결심한 건 2010년이다. 앞서 2005년 캐나다로 야구 코치 연수를 간 박 이사장은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탓에 ‘초대받지 못한 이방인’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모두가 날 보며 비웃고 손가락질해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면 꼭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제대로 대접받고 자존심을 갖고 살게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의 계획은 2011년 부산 남구의 다문화가정 자녀로 구성된 첫 야구팀을 만들며 본격화됐다. 평소 친구에게 차별과 놀림을 받던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가정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야구단 참여를 독려했다. 그렇게 시작해 현재 35개팀으로 늘었다.

하지만 야구팀이 늘수록 재원 확보가 어려웠다. 수년간 배트·야구공·유니폼 등을 모두 자비로 마련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박 이사장은 더 안정적으로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난해부터 재단 설립을 준비했고 지역 단체·기업 등의 도움으로 마침내 재단 출범의 꿈을 이뤘다.

박 이사장은 “재단의 최종 목표는 대안학교 설립 등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더 많은 아이들이 세상을 향해 웃고 뛸 수 있도록 언제나 그들의 곁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재단 후원 문의는 010-4558-4286.

부산=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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