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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부작용 적은 HIV 치료제 나와…증상 나타나기 전에 복용해야”

중앙일보 2016.03.14 00:03 건강한 당신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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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데이비드 프리처드 비브헬스케어 부사장

독톡한 맛과 아름다운 빛깔의 술을 창조하는 칵 테일. 이를 술의 예술품으로 부르는 이유다. 의약품을 처방하는 데도 칵테일이 응용된다. 이른바 병용요법. 여러 치료제를 혼합해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낸다. 이미 HIV 퇴치를 위해 ‘칵테일 요법’이 응용된 지 꽤 됐다. 이전까지 HIV 감염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젠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 정상 수명을 기대할 정도로 상황이 반전됐다. 최근엔 내성과 부작용이 더 적은 치료제가 등장했다. 지난해 말 ‘트리멕’이란 치료제를 출시한 비브헬스케어(ViiV Healthcare)의 데이비드 프리처드(David Pritchard) 부사장을 만나 HIV 치료의 최신 경향을 들었다.

-비브헬스케어는 어떤 회사인가.

“비브헬스케어는 HIV를 퇴치하기 위해 GSK, 화이자, 일본 시오노기 제약사가 힘을 합쳐 만든 회사다. HIV만 전문으로 다루는 제약사는 세계에서 비브헬스케어가 유일하다. 나는 이곳에서 북미·유럽을 제외한 모든 나라를 담당한다. HIV 감염자는 전 세계 3500만 명으로 추산하는데, 그중 90%가 내 환자인 셈이다.”

-지난해 말 트리멕이 출시됐다.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나.

“HIV에 감염되면 죽을 때까지 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래서 장기복용을 해도 안심할 수 있고, 치료 중단율이 낮은 약을 권한다. 초기에 나온 약은 환자가 매일 복용하기에 불편했다.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 때문에 약을 중단하는 상황이 종종 오곤 했다. 반면에 트리멕은 기존 치료제에 비해 효과는 좋으면서 내성 발현율은 낮다. 두통·위장관질환이나 중추신경계 이상반응과 같은 종전 부작용도 크게 줄었다. 식사와 관계없이 매일 한 번 복용하고, 알약 크기가 작아 환자 편의가 늘었다.”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트리멕에 대한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다. 이번에 한국 의사 7~8명을 만났다. 직접 환자를 대하는 그들에게 피드백을 받았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트리멕에 대한 기대가 크더라. 다만 지금보다 더 효과가 오래가고 크기가 작은 약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이는 비브헬스케어가 나아갈 방향과 일치한다. 장기지속형 약물을 개발하고 있으며, 환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세 가지 약물이 아닌 두 가지 약물만으로 HIV를 관리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유럽과 세계보건기구(WHO)의 HIV 치료 가이드라인이 바뀌었는데.

“가이드라인마다 공통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라는 내용이다. 예전엔 HIV에 감염돼도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진 치료하지 않도록 권했다. 부작용이나 내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개정된 WHO 가이드라인을 예로 들면, 조기에 치료하되 치료제는 ‘인터그라제 억제제’ 계열로 한정했다. 트리멕의 주요 성분인 돌루테그라비르가 이에 해당한다. 미국 가이드라인은 아예 돌루테그라비르를 초기 약제로 권고했다.”

-가이드라인 변경이 트리멕 출시와 연관이 있다고 보나.

“트리멕의 임상연구 결과와 일선 의사의 긍정적 사용 경험이 축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기존 치료제에 비해 내성과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고려된 것으로 판단한다.”

-경쟁사가 힘을 모아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2009년 설립 후 ‘어떤 환자도 간과하지 않겠다(No Patient Left Behind)’는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더 좋은 약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세 가지 약을 함께 쓰는 HIV 치료에서 제약사 한 곳이 최고 효과를 내는 약 세 가지 모두를 갖기란 어렵다. GSK가 화이자와 손을 잡고 비브헬스케어를 설립한 이유다. 앞으로도 다양한 제약사와의 협업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인 BMS나 얀센과도 자산 인수 및 업무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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