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한 당신] “훌륭” “최고” 과도한 칭찬, 아이를 나약하고 눈치보게 만들어

중앙일보 2016.03.14 00:03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배지영 기자

Q. 다섯 살 아들을 둔 직장맘입니다. 할머니가 아이를 봐 주시는데, 무조건 칭찬만 하는 온화한 성격이십니다. 하지만 칭찬도 너무 많이 하면 아이에게 독이 된다는데, 칭찬에도 요령이 있을까요?

워킹맘 배지영 기자의 우리아이 건강다이어리

A. 칭찬은 아이에게 보상과도 같아서 적절한 칭찬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고 높은 목표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합니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칭찬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칭찬하면 오히려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칭찬이 대표적입니다. 아이가 뭘 할 때마다 호들갑떨 듯이 칭찬해 주는 집이 있는데, 이런 칭찬이 오히려 아이를 나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뭘 하든 칭찬받는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는 능력이 점점 퇴화됩니다. 자신이 그러한 행동을 한 이유나 동기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점점 보육자의 칭찬과 평가에 의지합니다. 뭘 하면 칭찬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주로 하고, 부모의 눈치를 많이 살피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점점 칭찬받을 수 있는 일만 하려 하죠. 학교에 가서도 쉬운 문제만 풀려 합니다. 어려운 문제는 아예 도전하지 않으려 한다든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꺼릴 수 있습니다. 칭찬받지 않을만한 결과가 나왔을때, 이를 숨기려 거짓말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칭찬도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라 꼭 필요할 때만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편 칭찬을 할 때는 결과를 평가하는 말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칭찬을 해야 합니다. 칭찬을 할 때는 반드시 두 가지 과정을 거치세요. 예컨대 아이가 정리정돈을 잘 했다고 합시다. 그럼 우선 질문을 합니다. “와, 방이 깨끗해 졌네. 어떻게 이렇게 했지?”하고 질문해 아이가 칭찬 받기 전에 스스로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해야합니다.

두 번째는 과정에 대한 칭찬입니다. “와, 00가 정리정돈을 잘 하니까 방이 깨끗해졌구나”하는 식입니다. 그 다음에 “잘했다”거나 “대견하다” 등의 가치 판단 칭찬을 덧붙이면 됩니다. 정리정돈을 잘했다고 무조건 “최고야”, “대단해”, “착하다”는 말부터 하면 칭찬의 효과가 떨어집니다. 이유를 묻고, 과정에 대해 칭찬하면 아이는 부모가 칭찬하는 이유를 알게 돼 진심으로 기뻐하고, 또 그 행동을 계속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결과에 대해서만 칭찬하는 것은 그 행동을 다시 하게 동기를 부여하는 효과가 떨어집니다.

칭찬에는 진심을 담아야 합니다. 예컨대 아이 자신이 생각해도 성에 차지 않는 그림을 그렸는데, 부모가 무턱대고 칭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아이는 칭찬의 진실성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 다음 칭찬을 믿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참 잘했다”라고 하는 대신 “열심히 그렸네. 엄마는 네가 뭐든지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좋다”라고 과정에 대해 칭찬하면 됩니다.

도움말=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

배지영 기자 jiyou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