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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언제 어디서나 쇼핑하는 ‘옴니채널’시대 열렸다

중앙일보 2016.03.11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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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전 유통학회장)

2015년은 아마존의 해였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Wal-Mart)의 시장 가치를 지난해 7월 아마존(Amazon)이 추월하면서 유통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2015년 한해에만 아마존의 주식가치가 2배 이상 급등한 이유는 과거 7년간 순 매출이 5배 이상 급증했고 미래 성장성과 옴니채널 혁신에 대해 시장이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옴니채널’이란 ‘멀티채널’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으로, 온·오프라인상의 모든 쇼핑 채널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소비자가 어떤 채널을 이용하든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쇼핑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메이시스 백화점이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매직미러와 비콘 서비스 등 옴니 채널 전략으로 매출을 끌어올려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디지털 비즈니스의 진화를 살펴보면 CRM과 웹이 기술 기반이 되는 웹세상, 그리고 전통 비즈니스가 온라인으로 이식되는 e비즈니스 단계를 거쳐 2015년 이후 세계는 빅 데이터와 모바일 그리고 소셜이 요소기술로 작용하는 옴니채널 마케팅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옴니채널 시대의 소비자 행동은 근본적으로 이전과 달라졌다. 전통적인 소비자 구매행동 모델은 쇼핑을 ‘주의-관심-욕구-기억-소비행동’ 5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옴니채널 환경에서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주의-관심-검색-소비행동-공유’라는 새로운 5단계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 두 가지 소비행동 모델의 차이점은 쇼핑 이전에 거치는 검색과정과 쇼핑행동 이후에 자신의 쇼핑결정과 소비 체험에 대해 공유하는 과정이 새롭게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옴니채널 소비자의 쇼핑 사례를 살펴보자. 직장인 A씨는 출근 준비 중 무심코 켜진 TV 홈쇼핑 채널을 보다가 평소 관심을 두었던 전자 제품의 할인행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았다.(주의-관심)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제품 상세 설명을 본 후 가격과 제품 사양을 검색했다.(검색) 스마트 폰으로 주문하면 집 앞의 편의점에서 픽업할 수 있는 스마트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 주문하고 당일 퇴근하면서 제품을 픽업했다.(소비행동) 당일 물건을 찾아올 수 있어서 여러모로 편리했다. 집에서 사용한 후 사용후기를 댓글로 올렸다.(공유)

오프라인 유통에서의 쇼핑이 주로 경제적 활동이라면, 옴니채널 유통에서의 쇼핑은 검색활동이며 자신의 쇼핑 체험과 제품 사용 체험을 남과 공유하는 사회적 활동으로 행위의 본질이 변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옴니채널 마케팅은 PC·모바일·오프라인 등 소비자를 둘러싼 모든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일관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종합예술로 인식할 수 있다. 유통산업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국경 없는 소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진 쇼핑환경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성장 정체를 맞이한 한국의 오프라인 소매기업들이 신속히 옴니채널 기업으로 진화해 새로운 시장, 새로운 성장기회를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전 유통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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