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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3개월 된 딸 학대 부부 영장…남양주선 싱글맘이 딸 살해

중앙일보 2016.03.10 17:29
태어난 지 3개월 된 딸을 학대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부천 오정경찰서는 10일 폭행치사와 유기 혐의로 아버지 박모(22)씨와 어머니 이모(22)씨에 대해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9일 오전 2시쯤 부천시 오정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생후 3개월 된 딸 박양을 바닥에 떨어뜨려 부상을 입힌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술에 취해 인터넷 게임을 하던 박씨는 딸이 울자 아기 침대에서 꺼내다 바닥에 떨어뜨렸다. 턱을 다친 박양의 입에서 피가 났지만 그는 딸을 작은방으로 옮긴 뒤 입에 젖병을 물리고 배를 꼬집고 눌렀다. 이후 울음을 그친 박양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잠을 잤다. 이씨도 당시 술에 취해 안방에서 잠을 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날 오후 1시30분쯤 일어난 이들은 박양이 숨을 쉬지 않자 집 인근 산부인과 등 병원 3곳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딸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병원 측은 아기의 몸에서 학대 징후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병원 관계자는 "아이의 몸 여러 곳에서 상처와 멍이 확인됐고 특정 부위에서도 상처가 발견됐다. 명백한 학대로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소견에서 "박양이 머리 부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이의 양쪽 팔과 갈비뼈가 골절된 상태였고 특정 부위의 상처는 성폭행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14년 10월 혼인신고를 하고 지난해 12월 박양을 낳았다. 박씨는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꾸렸지만 지난 1일 그만뒀다.

박씨는 지난 1월에도 술에 취해 아내와 말다툼을 하다가 박양을 아스팔트에 떨어뜨렸다. 당시 박양의 어깨와 오른쪽 팔이 골절됐지만 이들은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또 지난달 15일부터 최근까지도 매주 3차례 정도 딸의 머리와 배를 꼬집는 등 학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생활고를 겪는데다 계획에 없던 출산으로 딸에 대한 애정이 많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최초 "아이가 스스로 침대에서 떨어졌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자백했다. 반면 이씨는 "딸을 학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가 부상당한 딸을 돌보지 않고 방치한 만큼 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부검결과 등을 토대로 이들이 딸을 고의로 숨지게 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남양주경찰서는 큰딸(29)을 목 졸라 살해하고 작은딸(23)을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정모(48·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는 지난 4일 오전 4시30분쯤 자신의 집에서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먹여 잠이 든 큰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다음날 작은 딸도 같은 방법으로 재운 뒤 번개탄을 피워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전날에도 작은 딸을 살해하려 했지만 딸이 잠을 깨면서 미수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15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식당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꾸려온 정씨는 우울증을 앓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남양주·부천=전익진·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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